▲ 오케이마담. 제공ㅣ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원톱 주연급 여자 배우가 출연작을 고르기엔 녹록치 않은 영화시장이다. 시나리오 자체가 드물고, 있다고 해도 제작이 결정되기까지의 어려운 고비들을 넘겨야 한다. 여러 장점들로 이 난관을 뚫고 탄생한 작품이 '오케이마담'이다.

엄정화가 5년 만의 스크린 컴백작으로 선택한 '오케이마담'(감독 이철하)은 생애 첫 해외여행에서 난데없이 비행기 납치 사건에 휘말린 부부가 숨겨왔던 특별한 내공으로 구출 작전을 펼치는 액션 코미디다. 성수기인 8월 여름 시장에 당당하게 나선 만큼 단단한 알맹이로 무장했다.

'오케이마담'은 캐릭터의 힘이 강한 작품이다. 꽈배기 맛집 사장 미영(엄정화), 컴퓨터 천재인 수리기사 남편 석환(박성웅)이 비행기 테러를 해결한다는 예고만 봐도 이들의 캐릭터 안에 숨은 범상치 않은 설정을 예감할 수 있다. 두 사람 뿐 아니라 테러범 리철승(이상윤), 의문의 승객(이선빈)까지 모든 등장인물들의 스토리가 꽈배기처럼 탄탄하게 말려있어 풀어먹는 '달달'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 오케이마담. 제공ㅣ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특히 조연과 단역까지 각자가 선명한 캐릭터를 가지고 움직이는 모습이 흥미롭다. 극 후반으로 접어들수록 승객들이 단순한 배경이 아닌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각각의 인물로 생동감을 갖는다. 감독이 공들여 캐스팅한 카메오 군단의 활약은 덤이다. 이들의 '티키타카'가 주는 소소한 재미가 '오케이마담' 웃음 코드의 핵심이다.

물론 코믹 액션물인만큼 타격감도 놓치기 아쉬운 볼거리다. 좁은 공간인 비행기 안에서 지형과 사물을 활용한 엄정화의 타격 액션이 통쾌함을 준다. 평범한 소시민이 숨겨왔던 재능을 무심결에 드러내고 재난 상황의 구원자로 변신하는 모습은 관객들에게 기대한만큼의 짜릿한 쾌감을 전할 것으로 보인다. 비행기라는 한정된 공간의 아쉬움은 일반 승객들은 접근할 수 없었던 승무원 전용 구역과 수하물 구역의 비주얼을 더해 비교적 답답하지 않게 해소했다.

소소하게 아쉬운 점은 이선빈 캐릭터의 활용이다. 미스테리한 승객을 개봉 전까지 철저하게 감춘 이유가 충분히 납득되는 존재감이지만 하나의 '장치'로 사용하고 넘어가기엔 아깝다는 느낌이다. 리철승 캐릭터도 후반부엔 다소 힘이 빠진다는 인상이다. 이밖에 전체적인 스토리나 연기의 다소 유치하고 과장된 포인트는 코믹이라는 장르안에서 관객들의 이해를 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밀도 높은 스토리보다는 캐릭터들의 개성과 시너지에 집중한 작품이다. 이를 염두에 두고 가벼운 마음으로 관람하는 것을 권장한다. 등장인물들이 감춘 과거사가 차례로 드러나면서 도미노처럼 터지는 해프닝이 주는 유쾌한 웃음과 '훈훈'한 가족애를 느낄 수 있다. 휴식과 웃음이 필요한 시기, '오케이마담'이 지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오케이' 사인을 받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는 12일 개봉,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100분. 쿠키영상 있음.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bestest@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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