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충고 송민수 감독이 우승 헹가래를 받고 있다. ⓒ 목동,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목동, 김민경 기자] "꿈에서만 생각한 말들을 하고 있으니 감개무량하다."

송민수 장충고 감독이 부임 10년 만에 우승기를 품은 소감을 이야기했다. 장충고는 11일 목동야구장에서 제75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광주동성고와 결승전에서 9-7로 승리했다. 적극적인 스퀴즈 번트 작전으로 광주동성고 배터리를 흔든 게 주효했다. 

대회 우수투수상을 받은 2학년 좌완 박태강의 호투가 빛났다. 박태강은 6-3으로 쫓긴  2회초 1사 만루 위기에 등판해 5⅔이닝 105구 2피안타 6사사구 7탈삼진 1실점(비자책점) 호투로 승리를 이끌었다. 

최우수선수상과 수훈선수상은 주장 김태정(3학년, 3루수)에게 돌아갔다. 김태정은 1-2로 뒤진 1회말 1사 만루 기회에서 스퀴즈 번트 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했고, 이때 상대 투수 한범주의 1루 송구 실책이 나오면서 3-2로 역전하며 우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송 감독은 우승 헹가래를 받은 뒤 "허리가 아프다"고 너스레를 떤 뒤 "나도 언젠가 꼭 감독이 돼서 헹가래를 받아보자는 생각을 늘 품고 있었다. 꿈이 현실이 됐다. 정말 기분 좋다. 8회말 만루 위기를 넘기면서 확신이 섰다. 그리고 다음 이닝 공격에서 선수들이 잘 뭉쳐줘서 1점을 달아나고, 그런 게 감사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득점 기회마다 스퀴즈 번트를 성공한 것과 관련해서는 "늘 농담식으로 스퀴즈 번트는 안 하려고 했다. 스퀴즈 번트는 결승까지 참고 한번 기다려보겠다고 했다. 결승에 올라가서 스퀴즈 상황이 생기면 꼭 대겠다고 했는데, 3~4개는 댄 것 같다. 10년 동안 안 댄 스퀴즈를 다 댄 것 같다"고 말하며 웃었다. 

장충고는 1994년 청룡기 결승전에 진출해 준우승을 차지했고, 26년 만에 다시 올라선 결승 무대에서 정상에 올랐다. 1963년 창단 이래 청룡기 첫 우승이었다. 

▲ 감독상을 받은 장충고 송민수 감독 ⓒ 목동, 한희재 기자
송 감독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엄청 기쁘다. 이런 시간을 선물해준 선수들에게 감사하다. 편안하게 야구부를 이끌 수 있게 도움을 주신 학교 관계자분들, 동문들께 감사하다"고 공을 돌렸다. 

이어 "똘똘 뭉쳐서 하나로 했다. 스카우트 관계자들은 예전과 같지 않다고 평가했지만, 선수들 의욕은 엄청 높았다. 이 선수들 일 한번 내겠다고 했는데, 깜짝 놀랄 때가 많았다. 정말 예뻤다. 포기하지 않고, 인창고전(32강전 14-12 역전승)에서 콜드게임 위기에서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한 점 한 점 따라붙어 역전한 게 지금까지 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프로 진출을 앞둔 선수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욕심부리지 말자"였다. 송 감독은 "지금 당장 완성된 선수보다는 대학에 가고, 프로로 가는 과정이라 생각하고 욕심부리지 말고 다치지 말라고 한다. 차근차근 해 나가면 이용찬, 유희관(이상 두산)처럼 프로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처럼 해주면 선배들 못지않게 훌륭한 야구 선수가 될 것이라고 주문한다"며 계속해서 지금과 같이 욕심 없이 팀워크를 보여주며 남은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길 바랐다.

스포티비뉴스=목동,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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