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론토 류현진이 12일(한국시간) 샬렌필드에서 열린 마이애미전에서 6이닝 1실점 호투했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호투만큼이나 반가운 긴 이닝 소화였다.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서서히 이닝이터로서의 위력을 서서히 되찾아가고 있다.

류현진은 12일(한국시간) 샬렌필드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전에서 선발로 나와 6이닝 동안 92구를 던지며 2안타 1홈런 2볼넷 7삼진 1실점 호투했다. 다만 올 시즌 2승 달성은 다음으로 미뤄졌다. 4-1로 앞선 9회초 구원투수 앤서니 배스가 프란시스코 서밸리에게 3점홈런을 맞아 동점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이후 토론토는 연장 10회 트래비스 쇼의 끝내기 안타로 가까스로 5-4 승리를 거뒀다.

2회 선두타자 브라이언 앤더슨에게 내준 좌월홈런을 제외하면 흠 잡을 곳이 없는 투구였다. 1회룰 무실점으로 막은 류현진은 2회 솔로홈런으로 선취점을 내줬지만, 이후 이렇다 할 위기를 맞지 않으면서 6회까지 호투를 이어갔다.

무엇보다 반가운 점은 에이스의 덕목 중 하나인 긴 이닝 소화다. 류현진은 올 시즌 첫 3차례 등판에서 많은 이닝을 책임지지 못했다. 개막전이었던 7월 25일 탬파베이 레이스전에선 4.2이닝만 던졌고, 31일 워싱턴 내셔널스전에서도 5회 아웃카운트 1개만 잡고 조기강판됐다.

그러나 8월 들어서 변화의 조짐이 보였다. 탬파베이전과 워싱턴전에선 3실점과 5실점하며 자기 몫을 다하지 못했지만, 6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서 5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면서 에이스로서의 위용을 처음 뽐냈다.

그리고 이날 올 시즌 처음으로 6이닝을 채우면서 이닝이터 몫까지 충실히 해냈다.

적재적소의 삼진과 땅볼 유도가 인상적이었다. 직전 애틀랜타전에서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결정구로 활용했던 류현진은 이날 최고구속 148㎞ 직구와 130㎞ 안팎의 슬라이더 그리고 110㎞대 커브를 적절히 사용해 마이애미 타자들을 요리했다.

그러면서 3회 유격수 보 비솃의 아쉬운 수비로 만들어진 1사 1·2 위기는 내야 병살타로 넘겼고, 5회 볼넷으로 자초한 무사 1루는 연속 삼진과 3루수 땅볼로 무실점 처리했다.

효과적인 승부는 투구수 조절로 이어졌다. 5회까지 류현진이 던진 공은 83구. 5회 도중 강판됐던 탬파베이전과 워싱턴전에서 기록한 97구와 93구보다 10구 이상이 줄었고, 조금은 힙겹게 5이닝을 채운 애틀란타전에서의 84구보다 1개가 줄어들었다.

모처럼 손쉽게 5이닝을 마친 류현진은 6회에도 마운드를 밟았다. 그리고 1이닝을 공 9개로 삼자범퇴 처리하면서 올 시즌 처음으로 퀄리티스타트 투구를 마쳤다.

초반 적응 문제와 제구 난조를 이겨내고 본래 위용을 되찾은 류현진. 토론토가 바라던 바로 그 에이스가 돌아왔다.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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