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투수 박종기 ⓒ 스포티비뉴스
[스포티비뉴스=이천, 김민경 기자] "정말 성실한 선수다. 지금 말려야 할 정도로 훈련을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걱정은 안 한다."

박철우 두산 베어스 2군 감독은 투수 박종기(25)를 이야기하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박종기는 2013년 육성선수로 두산에 입단한 지 7년 만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지난 6월 선발투수 이용찬(31)이 팔꿈치 수술로 이탈했을 때 빈자리를 채우며 눈도장을 찍었다. 대체 선발투수로 나선 초반 3경기는 1승1패, 16이닝, 평균자책점 2.81로 호투했다. 그런데 7월 들어 조금씩 체력 문제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7월 4경기(선발 2경기)에서 9이닝 10실점을 기록한 뒤 2군에서 재정비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박 감독을 비롯한 2군 코치진은 박종기는 걱정하지 않는 선수라고 입을 모았다. 박 감독은 "욕심도 많고, 본인이 하고자 한 목표에는 적극적으로 나선다. 훈련 태도도 정말 좋고, 귀감이 된다. 1군에 한번 다녀왔기 때문에 1군 시스템과 분위기를 아니까. 한번 더 올라가게 되면 (기회를) 놓치고 싶은 마음이 없을 것이다. 성실한 선수라 훈련을 말려야 할 정도로 열심히 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박종기는 박 감독의 칭찬을 전해 듣고는 "아직 배울 점이 많고 더 많이 노력해야 하는 선수다. 완전 1군 선수가 되기는 아직 부족하다. 원래보다 더 열심히 하고 있다. 감독님께서는 잘 챙겨주신다. 잘하고 있으니까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하던 대로 하라고 하셨다. 선수가 조급하다고 느껴지면 다치는 경우가 많아서 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네 할 일만 하라고 하신다"고 말했다. 

1군에서 보낸 약 한 달의 시간을 "꿈만 같았다"고 표현했다. 박종기는 "운 좋게 승리도 했고, 하루하루가 다 꿈만 같았다.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게 남는다. 매일 행복했고, 좋은 기억들을 잊지 않고 빨리 1군에 올라가려고 열심히 하고 있다. 1군에서는 배울 점이 정말 많았다. 1군 분위기, (박)세혁이 형과 (정)상호 선배의 볼 배합 등을 배우면서 조금 더 재미있게 던졌다. 2볼일 때 무조건 직구가 아니라 변화구를 던질 수도 있고, 2스트라이크여도 무조건 직구가 아니라 변화구로도 갈 수 있는 것이라는 것을 배웠다. 변화가 많은 야구를 한 것 같다"고 되돌아봤다. 

1군에서 지내는 동안 동료들의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다고 강조했다. 박종기는 "(함)덕주가 친구인데, 긴장하지 말라는 말을 많이 해줬다. 긴장하면 타자한테 지니까 자신 있게 승부하란 말을 해줬다. (유)희관이 형은 내가 첫 승 했을 때 본인 이야기를 해주셨다. 희관이 형도 니퍼트의 대체 선발투수로 나와서 그때(2013년)부터 자리를 지키기 시작했는데, 나를 보니까 형이 첫 승 했을 때 생각이 난다고 해주셨다. 탄탄하게 다듬어서 같이 자리를 지켜 나가자고 해주셨다. (정)상호 선배는 투수가 던지기 싫은 공이 있을 때 선배는 괜찮으니까 미리 와서 이야기하거나 경기 때도 표현해 달라고 하셨다. 야구를 즐기면서 하란 말을 많이 해주셨다. 지금 2군에서 만나서도 아픈 데는 없는지 잘 지내는지 계속 챙겨주셔서 감사했다"고 마음을 표현했다.

▲ 박종기는 1군에서 보낸 한 달이 꿈만 같았다고 했다. ⓒ 두산 베어스
2군 훈련지인 이천베어스파크에서 박종기는 다시 꿈을 좇고 있다. 1군에 돌아가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박종기는 "볼넷을 줄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타자랑 승부를 할 때 내가 타자를 잡든, 안타를 맞든 빠른 카운트에서 승부를 빨리빨리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2군에서 던질 때도 그런 생각으로 꾸준히 연습해보려고 한다. 지금은 투구 폼을 수정할 것은 수정하고, 변화구 같은 것도 조금 더 정교하게 던질 수 있도록 다듬었다"고 밝혔다. 

1군 선발 로테이션을 도는 동안 체력적인 문제가 나타났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박종기가 7월 들어 고전한 이유로 체력을 꼽았다. 박종기는 "2군에서 이닝을 길게 던지지 못하고 올라간 것이라서 체력이 떨어진 것은 맞다. 지난해 5월부터 선발 준비를 하긴 했는데, 올 시즌 시작 전에 타구에 맞아서 한 달 정도 쉬었다. 한 달 동안 공도 안 만지고 하다 보니까 준비가 늦어진 영향이 있었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김 감독은 박종기가 1군에서 흔들릴 때 "더 잘하려고 하지 말고 지금처럼만 해"라고 조언해줬다. 박종기는 "김 감독께서 과묵하신 편인데 따뜻하게 이야기해주셔서 감사했다"며 1군에 돌아가면 잘해서 보답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대체 선발로 나서는 동안 응원해준 팬들을 향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박종기는 "정말 많이 사랑해주셔서 감사했다.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볼넷 줄이면서 재미있고 이기는 야구를 자주 보여 드리고 싶다. 그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스포티비뉴스=이천,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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