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테넷'. 제공|워너브러더스코리아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테넷'이 개봉 전 대규모 유료시사회를 개최한다. 사실상의 변칙개봉에 한국영화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14일 영화계에 따르면 워너브러더스코리아는 오는 26일 '테넷'의 한국 개봉에 앞서 주말인 오는 22일과 23일 대규모 유료 시사를 주진하고 있다. 주요 멀티플렉스와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 중이다.

오는 27일 '테넷'이 정식 개봉하는 호주에서도 같은 날 유료 시사회가 열리는 등 22일 23일 주말 유료시사회는 사실상 '테넷' 프리미어가 된다.

'테넷' 관계자는 "정식 개봉에 앞선 프리미어 상영"이라며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한국 시장을 중요하게 여긴다. 프리미어 상영이 어디서 시작되는지도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한 극장 관계자 역시 유료시사회를 논의하고 있다며 "국내 팬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고, 북미보다 먼저 개봉한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언급했다.

문제는 오는 26일 개봉을 확정한 '테넷'의 주말 대규모 유료 시사가 사실상의 변칙 개봉이고, 개봉을 준비하던 다른 영화들의 잇단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이전에도 유료시사회를 빙자한 변칙 개봉사례가 있었지만 늘 뒷말이 따랐고, 회차나 시간대 등을 제한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다크 나이트' '인셉션' '인터스텔라' '덩케르크' 등을 통해 확고한 팬층을 확보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 '테넷'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사실상 처음 개봉하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다. 침체된 극장가를 되살릴 주자로 할리우드는 물론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이미 큰 관심을 받고 잇는 '테넷'이 정식 개봉에 나흘 앞서 주말 개봉과 다름없는 유료 시사회를 진행한다면 극장과 관객의 관심이 몰릴 것은 불보듯 뻔한 일. 개봉을 준비하고 있던 다른 영화들로선 상영 회차를 그만큼 빼앗기게 돼 날벼락이나 다름없다.

'테넷'이 오는 26일 개봉을 확정하면서 이를 피해 오는 19일 개봉을 결정한 곽도원 주연 코미디 '국제수사'는 개봉 첫 주말 직접 타격이 불가피하다. 20일 개봉하는 '남매의 여름밤', ''69세' '동아시아반일무장전선' 등 한국 독립영화들의 피해도 예상된다.

더욱이 소비 진작을 위해 계획을 앞당겨 14일부터 시작한 영화진흥위원회의 2차 영화관 할인권 배포가 시작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테넷'이 고스란히 그 수혜를 입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터져나왔다.

▲ 영화 '테넷'. 제공|워너브러더스코리아
이를 의식한 듯 영진위는 각 배급사와 극장에 공문을 보내 유료시사회 할인권 적용 불가 방침을 알리기도 했다. 영진위는 14일 공문을 통해 "공식 개봉일 이전에 실시되는 유료시사회는 상영부문의 공정 경쟁을 해치는 '변칙상영'에 해당한다"라며 "그러나 이런 변칙상영을 우리 위원회가 금지할 수 있는 권한은 없으며 실효성 있는 공공적 제재 조치도 마땅치 않다"라고 밝혔다. 

이어 "다만 이런 변칙상영에 대해서 영화시장 활성화를 위해 시행되는 공공적 할인권 지원의 수혜가 이뤄지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우리 위원회는 공식 개봉일 이전에 시행되는 이른바 유료시사에 대해서는 슬기로운 영화관람 캠페인 차원의 영화관람 할인권 지원 혜택을 적용할 수 없음을 안내드린다"라고 알렸다. 

놀란 감독의 이름값에, 화려한 스펙터클, 높은 관심이 더해진 '테넷'은 이래저래 예고된 화제작이었다. 26일 문화의 날에 정식 개봉하더라도 동시기 경쟁작을 제칠 것이 확실한 대작이 한국 프리미어라는 명목으로 변칙 개봉을 진행하는 데 대한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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