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방학. 제공ㅣtvN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tvN 예능프로그램 '여름방학'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회차를 거듭할수록 추락에 가까운 시청률을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 7일 방송된 '여름방학' 4회는 2.5%(닐슨코리아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17일 첫 방송이 기록한 5.0%에 비해 정확히 반토막난 수치다. '여름방학'은 첫 방송이 최고 시청률로, 2회는 4.2%, 3회는 3.1%를 기록하며 눈에 띄게 하향세를 보이는 중이다.

'여름방학'은 낯선 강원도에서 홈 바캉스를 즐기는 정유미와 최우식의 모습을 담은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이다. tvN 부흥기를 이끄는 흥행불패 사단인 나영석PD와 이진주PD가 연출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스타 캐스팅에 스타 제작진이 붙은 만큼 흥행이 기대된 프로그램이지만, 지금으로서는 '삼시세끼', '꽃보다', '신서유기' 시리즈가 걷고 있는 흥행가도가 아닌 아픈 손가락 '숲속의 작은 집' 루트를 따라가는 모양새다. 2018년 방송된 '숲속의 작은집'은 소지섭, 박신혜가 출연해 화제를 모았으나, 첫 회 시청률 4.7%로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고 꾸준한 시청률 하락 끝에 마지막 10회에서 1.1%의 최저 시청률로 종영한 바 있다.

'여름방학'의 정유미와 최우식은 조용한 시골집에 머물며 건강식을 만들어 먹거나 운동을 하고, 텃밭을 가꾸거나 수영을 한다. 두 사람의 휴가를 대리 체험하며 시청자들로 하여금 '힐링'을 느끼게 하려는 의도라지만 많은 시청자들은 공감대를 느껴야 할 포인트를 찾지 못하겠다는 반응이다.

나영석 사단의 인기예능은 '스타들이 낯선 장소로 여행을 떠나 밥을 해먹는다'는 발상에서 파생된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자가복제가 심하다'는 지적도 많았지만, 그럼에도 늘 해당 프로그램만의 매력 포인트로 흥행에 성공했다.

그러나 '여름방학'은 알맹이가 되는 메인 콘텐츠가 부실하다는 시청자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이미 전작들에서 봤던 일상의 소소함이 대부분일 뿐 특별히 '여름방학'에서만 볼 수 있는 신선한 그림이 없어서다. 등장인물도, 이들이 벌이는 이벤트도 무미건조하다. 나영석 사단 특유의 생활형 예능을 즐겨보는 시청자들로서도 '힐링이 아닌 지루함으로 느껴질 정도'라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등으로 많은 이들이 어려움을 겪는 시기인만큼 분위기를 읽어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모든 시청자에게 톱스타들이 의미와 목적 없이 힐링 중인 '그들이 사는 세상'을 즐기며 볼 만큼 심적인 여유가 있진 않다는 점에서다. 최근 각 방송사의 프라임 타임 수목드라마가 2%대로 전멸하고, 목요일에 방송하는 트로트 프로그램이 득세하고 있다. 떠들썩한 분위기 속 웃음과 에너지를 줄 수 있는 예능 프로그램에 시청자들이 몰리는 현상도 이와 비교해 주목할 점이다.

더불어 첫 방송 직후 불거진 왜색 논란이 치명타였다. 주인공들이 머무는 시골 민박집이 일본 가옥을 닮아 지적을 받았고, 프로그램 구성이 일본 게임 '나의 여름방학'과 비슷하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제작진은 "게임을 본 적도 없다"며 표절 의혹을 반박하고, 일본 가옥 논란에는 "시청자 의견을 수용해 집 외관을 변경했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떠나간 시청자들은 돌아오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종종 등장한 게스트들이 화제를 모았지만, 시청률에는 큰 도움을 주지 못했다. 이제 고작 4회 차인 '여름방학'이 안소희 등 여러 게스트들의 방문을 앞둔 가운데 남은 회차에서 부진을 씻고 '여름방학'만의 매력 포인트를 발굴해 시청률 역주행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bestest@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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