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 잠실 kt전에서 5이닝 1실점으로 가능성을 내비친 두산 이승진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구위는 이제 다 올라온 것 같습니다. 제구가 문제지요”

두산 우완 이승진(25)은 8월 9일 잠실 롯데전 선발을 앞두고 하루 전 팀에 합류했을 때 “구위는 이제 다 올라왔다”고 은근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올해 이흥련(SK)과 맞트레이드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이승진은 이적 전 구위가 완벽하지 않았다. 포심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140㎞대 초반에 머물며 1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는 지난해 중·후반부터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는 문제였다. 이승진은 투구폼 교정을 통해 돌파구를 찾았지만, 적어도 구속 측면에서는 그런 효과가 잘 나타나지 않았다. 그 와중에 트레이드돼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구속은 계속 올라오고 있었고, 이제는 어느 정도 자신감을 찾았다는 게 이승진의 설명이었다. 그 다음 과제인 제구를 생각하는 단계였다. 비록 롯데전 선발 등판이 비로 취소돼 그 구위를 보여줄 기회를 잃었으나, 1군 복귀 후 첫 등판인 15일 잠실 kt전에서 인상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이승진의 말대로 구위는 자신의 100%를 향해가고 있었다.

이승진은 15일 잠실 kt전에서 5이닝 동안 97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 2볼넷 7탈삼진 1실점(비자책) 호투로 어려움을 겪는 팀 마운드에 한줄기 희망을 던졌다. 이날 포심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50㎞까지 나왔다. 힘이 있는 포심이 kt 타자들에게 통하니, 주무기인 커브도 조금씩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했고 컷패스트볼에도 자신감이 묻어났다. 그렇게 kt 강타선을 5회까지 1실점으로 묶었다. 1실점도 자신의 송구 실책이 빌미가 된 것이었다. 

1회 유인구 승부가 잘 통하지 않으며 1사 만루에 몰렸으나 이를 무실점으로 넘긴 것이 결정적이었다. 패스트볼로 승부를 걸었고, 황재균 배정대의 방망이가 모두 이승진의 패스트볼을 치지 못하고 헛돌았다. 배정대를 삼진으로 잡을 때의 포심패스트볼 구속은 149㎞가 찍혔다.

2회 이후에도 포심의 힘은 유지하고 있었다. 삼자범퇴 이닝은 3회 한 차례밖에 없었으나 안타를 맞은 뒤에도 후속타를 잘 봉쇄하며 좋은 투구를 이어 갔다. 97구는 개인 통산 최다 투구 수. 7개의 탈삼진 또한 개인 타이 기록이었다. 

비록 3-1로 앞선 6회 팀이 유한준에게 동점 투런을 맞아 승리 요건은 날아갔으나 그래도 코칭스태프가 비교적 만족할 만한 등판이었다. 팀도 4-5로 뒤진 9회 2사 후 국해성의 역전 3점 홈런으로 이겨 부담도 덜었다. 부상으로 빠진 크리스 플렉센이 복귀하면 이승진도 여러 방면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 선발로 계속 써도 되고, 지친 불펜에서 힘을 보탤 수도 있다. 올라온 구위는 활용성의 밑바탕이 될 것이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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