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투수 김광현.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김광현이 좌충우돌 메이저리그 선발 데뷔전을 치렀다.

김광현은 18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2020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 더블헤더 제1경기에 선발 등판해 3⅔이닝 3피안타(1홈런) 1탈삼진 3볼넷 1실점을 기록했다. 팀은 더블헤더 마지막 공격인 7회 브래드 밀러의 2타점 2루타로 3-1 승리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김광현은 개막전 세이브 후 2번째 등판에서 첫 선발 기회를 잡았다. 이날 마이크 실트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불펜 준비를 하다가 선발 등판하게 된 김광현을 보호하기 위해 투구수 60개 제한을 걸어놨다.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평균자책점은 9.00에서 3.86으로 떨어졌다. 

김광현은 이날 최고구속 147km의 직구와 슬라이더를 주로 던졌다. 1회에는 두 구종만 던지다가 2회부터는 커브와 체인지업을 섞어 컵스 타선을 공략했다. 제구는 스트라이크 33개, 볼 24개로 아주 좋은 편은 아니었다. 그러나 1회 1사 만루, 3회 무사 1,2루를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위기관리능력을 보여줬다.

이날 김광현은 메이저리그 선발 데뷔가 긴장됐는지 1회 두 가지 실수를 하기도 했다. 김광현은 1회에만 스프링캠프용 모자를 쓰고 나왔다. 2회부터는 정상적인 원정 모자를 썼다. 1회말이 끝난 뒤에는 마운드를 내려오다가 로진백을 가지러 다시 마운드에 되돌아가기도 했다. 2007년 KBO에 데뷔해 10년 넘게 프로 생활을 한 베테랑이지만 메이저리그 무대는 긴장되는 듯 보였다.

김광현은 투구수 한계에 막혀 긴 이닝을 던지지는 못했지만 최근 리그에서 가장 잘 던지던 카일 헨드릭스와 선발 맞대결에서도 1회 만루 위기를 삼진, 땅볼로 슬기롭게 넘기며 팀에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는 경기 후 "김광현은 1회 고군분투했지만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김광현은 경기 후 "조금 긴장이 됐다. 실전에서 던진지 오래됐기 때문이다. 다음 등판이 더 기대된다"고 말했다. 1회 상황에 대해서는 "만루였지만 1점 주고 1아웃 잡으면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편하게 생각하려고 노력했다. 쉽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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