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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주도하는 축구"를 보는 두 가지 시선

유현태 기자 yht@spotvnews.co.kr 2020년 08월 18일 화요일
▲ 수원월드컵경기장에 입장하는 수원 선수단. 염기훈이 주장 완장을 차고 선수단 선두에 섰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수원 삼성은 반등의 실마리를 잡았을까, 아니면 현실적이지 못한 변화로 애를 먹을까.

수원은 지난달 이임생(49) 감독이 자진 사퇴하면서 변화의 갈림길에 섰다. 주승진(45)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으며 소방수로 등판했다. 하지만 이후 리그에서 1승1무3패를 거뒀고, FA컵 8강에서 성남FC에 덜미를 잡히며 4강 진출에 실패했다. '반전'이라기엔 부족한 성적을 내고 있다.

다만 결과와 별개로 내용의 변화는 조금 보인다. 주 감독대행은 "주도적인 축구를 하겠다"고 외치고 있다. 단순히 수비에서 스리백→포백 전환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경기 전체적인 운영 방식에 변화가 감지된다.

◆ 내용의 변화=공격, 수비…확실히 구분된 경기 방식

수원은 주 대행 체제에서 공격 시 점유율을 높이면서 경기를 주도한다. 과거 긴 패스를 활용하거나, 측면에서 크로스에 의존하는 것에서 벗어나, 중원부터 짧은 패스를 중심으로 공격한다. 공을 확실히 소유하면서 공격 숫자를 늘려 공격한다. 숫자가 부족해 답답했던 공격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기동력과 체력이 좋은 박상혁(21)과 고승범(26)이 중원에 배치됐다.

공격이 좋아지면 수비도 편해진다. 공을 잡고 있는 동안 수비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또, 체력도 아낄 수 있다. 수비 시 10명이 대형을 유지한 채 다 같이 움직여야 한다. 수비가 주는 심리적인 피로감도 고려해야 한다. 수원이 공격에 무게를 싣고 나선 것은, 스스로의 피로감을 줄이겠다는 의도였다.

주 대행은 성남과 FA을 마친 뒤 "(그동안) 후반에 많이 리듬이 떨어지고 밸런스가 깨지는 것이 많았다. 구조적으로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다. 선수들도 공감했다. 주도하는 경기를 하자고 했다. 공격의 시발점부터 만들어가자고 했다"고 말한 바 있다.

수비 시에도 확실한 전략이 생겼다. 간격 유지가 핵심이다. 15라운드 울산 현대와 0-0 무승부에서 긍정적인 실마리를 봤다. 4-1-4-1 전형을 세웠는데, 사실상 수비와 미드필더로 두 줄 수비를 쌓고, 수비형 미드필더 이상민(25)이 수비-미드필더 사이의 공간을 메우면서 울산의 공격을 차단했다. 수비 라인 역시 지속해서 끌어올리면서 위험 지역에서 최대한 멀어지려고 노력했다.

16라운드 전북 현대전에선 또 다른 전술 시도도 더해졌다. 이른바 '비대칭 스리백'을 가동했다. 왼쪽 수비수인 김민우(30)가 공격 시 윙포워드처럼 전진해서 염기훈(37)과 함께 측면 공격을 전개했다. 반면, 오른쪽 수비수인 장호익(27)은 후방에 머무르면서 중앙으로 약간 이동해 스리백 형태를 꾸렸다. 수비 시 4-1-4-1 형태로, 공격 시 3-1-4-2 형태로 변환하면서 공격 상황과 수비 상황을 확실히 구분해 운영하겠다는 포석이었다. 몇 차례 찬스를 만들며 긍정적인 결과를 봤다.

주 대행은 이 '비대칭 전술'을 두고 "공격 지역에서 진입할 때 수적으로 우위를 두려고 한다. 세밀한 부분이 필요했지만 조금 아쉽다. 선수들끼리 좋아지는 게 보여서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 주승진 감독대행 ⓒ한국프로축구연맹

◆ 결과엔 의문부호: 11위가 태평한 것 아닌가?

경기 내용이 달라진 것과 성적은 별개의 문제다. 리그에서 1승1무3패로 부진해 11위에 있다. 상주 상무의 2부리그 강등이 결정된 덕이지, 예년이라면 승강 플레이오프를 걱정해야 할 순위다. 하필 라이벌 FC서울이 김호영(51) 감독대행 체제에서 빠르게 반전을 만들며 6위까지 올라가면서 수원의 행보가 비교되기도 한다.

또, 인천 유나이티드가 16라운드에서 대구FC를 잡으면서 기다리던 첫 승을 신고했다. 수원(승점 14점)과 인천(8점)의 차이가 좁혀졌다. 아직 리그 종료까지 11경기가 남았다. 수원이 빠르게 경기 내용의 변화를 결과까지 이어 가야 하는 이유다. "좋아지고 있다"는 말로 넘어가기엔 다급한 위치다.

그래서 "주도적인 축구"를 향한 우려의 시선도 있다. 주도적인 경기를 펼치려면 선수들 개개인 기량도 중요하다. 수원은 지난 라운드에서 전북과 중원 힘 싸움에서 밀리면서 경기를 어렵게 풀었다.

주 대행도 "그 부분(선수 개인 기량 차이)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다. 수비를 그런 면에서 준비했는데, 공간이 많이 발생했다"라며 고전을 인정했다. "주도하는 축구"의 전술적 유효성과 관련 없이, 경기력이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여름 이적 시장도 끝난 마당에 수원의 선수단 구성이 단번에 좋아질 가능성은 없다.

일단 주 대행은 색을 유지할 생각이다. 불과 지휘봉을 잡고 1달. 시간이 부족한 가운데도 경기력 변화가 있어 그렇다. 주 대행은 "제 임무는 시간 내에 팀을 안정화하는 것이다. 정규 라운드 전반부에 발생했던 문제를 잡고 싶었다. 지금은 어려워도 K리그를 주도하는 팀이라는 생각이다. 그래서 경기를 주도하고 싶었다. 공격이든, 수비든 모두 도전적으로 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여러 목표를 동시에 잡아야 한다. 전체적인 콘셉트를 크게 고친 상황이지만, 시즌 중인 만큼 빠르게 완성도를 높이는 건 쉽지 않다. 그 와중에도 승점을 쌓아야 한다. 내용에서 시작해 결과까지 바꾼다는 '이상론'은 강등 싸움이란 '현실' 앞에서 먹히지 않을 수도 있다.

수원은 오는 22일 인천과 원정 경기를 치른다. 이번 시즌 K리그에서 가장 불안한 경기력을 보이는 인천을 상대로, 경기 내용과 결과까지 잡을 수 있다면 주 대행의 방식도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 그 역시 "중요한 경기라고 생각한다"라며 "내용이 좋아져도 결과를 못 가져오면 문제가 있다고 본다. 하지만, 결과를 가져오기 위해서 내용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용이 좋아지면 결과가 따라온다고 확신한다"라고 인천전에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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