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테넷'. 제공|워너브러더스코리아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영화계가 온통 비상이다. 이 가운데 개봉에 앞서 프리미어 상영을 강행하는 '테넷'이 뜨거운 감자가 됐다. 영진위가 50인 이상이 참여하는 시사회를 금지하고 나선 가운데, '테넷'의 개봉 전 프리미어는 예정대로 진행된다.

영진위는 18일 공문을 통해 "서울, 경기, 인천 지역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에 따라 실내 50인 이상, 실외 100인 이상의 집합 금지를 결정했다"며 "이에 따라 8월19일 0시부터 영화관에서 50인 이상이 참여하는 시사회를 금지해 주시길 바란다. 다만 일반적인 형태의 영화 상영은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영진위 관계자는 19일 스포티비뉴스에 "일반적인 영화 상영은 방역 지침을 준수한다는 조건 아래 가능하나 질의 응답 등이 오가는 기자간담회, 관객과의 대화, 무대인사 등은 자제를 권고했다"며 "50인 이상이 참여하는 '시사회'는 무대인사 여부와 상관없이 전면 금지 된다"고 못을 박았다.

오는 26일 전세계 최초 개봉에 앞서 역시 전세계 최초로 22일과 23일 양일간 열리는 '테넷'의 프리미어 상영은 예정대로 열린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개봉에 앞서 주말 대규모 유료시사회를 여는 셈이라 검토 당시부터 '변칙개봉' '꼼수개봉'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그럼에도 영화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일찌감치 특수관이 매진 가까운 인기를 누리는 등 높은 화제성을 보였다. 앞서 영진위는 이를 두고 '변칙상영'이라고 지적하며 할인권을 지원할 수 없다는 공문을 내기도 했다.

‘테넷’은 제3차 세계대전을 막기 위해 미래의 공격에 맞서 현재 진행 중인 과거를 바꾸는 이야기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개봉하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대작으로, '다크나이트' '인셉션' '인터스텔라' '덩케르크'로 강력한 팬덤을 거느린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집념으로 만들어낸 화제작이라 코로나19로 수차례 개봉을 연기하며 내내 영화팬들을 애태워 왔다. 덕분에 '테넷'이 9월초 미국 개봉에 앞서 한국 등에서 전격 개봉하면서 '테넷'이 얼어붙은 전세계 극장가의 구원투수가 될 것으로 기대감이 높았다. 

그런 '테넷'이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프리미어 상영이지만 유료 '시사회' 형식인 탓에 영진위가 밝힌 '시사회' 금지에 해당하는 게 아니냐는 말도 나왔지만 변동은 없다. '테넷' 측은 기자 등 특정 관객을 대상으로 한 시사회가 아니고, 일반 관객을 대상으로 한 상영이기에 영진위의 권고 사항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영진위 역시 '일반관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상영이므로 극장과 협의하여 상영하면 된다'는 해석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 영화 '테넷'. 제공|워너브러더스코리아
한편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으로 영화계는 이미 비상이다. 19일 개봉 예정이던 곽도원 주연 코미디 '국제수사'가 개봉을 연기한 게 대표적이다. 이미 영진위 권고 이전에 관객과의 대화를 전면 취소했으며, 지난 주말에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오케이 마담' 무대인사 일정도 모두 취소된 바 있다. '기기괴괴 성형수', '돌멩이' 등 개봉작 언론배급시사회도 전격 취소됐다.

각 극장은 방역 수칙을 재점검하고 좌석을 재배치하는 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인 CGV가 적극적이다.

CGV는 19일 오후부터 20일 이후 상영분의 모든 온, 오프라인 예매를 중단하고 상영관 내 좌석 재조정에 들어가는 등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 2~3연석을 없이고 전면적 띄어앉기를 실시할 계획이라 현재 60~70% 대인 좌석 비율이 50%로 줄어들 전망이다.

화제작 '테넷'의 프리미어 시사, 아이맥스관 등 특별관처럼 매진 가까운 인기를 모은 회차도 예외가 아니어서, CGV는 '테넷'을 비롯해 모든 영화의 기존 예매분을 취소한 뒤 좌석을 전면 재오픈할 예정이다.

다만 다른 멀티플렉스는 한걸음 늦게 상황을 주시하는 모양새라 CGV와 대조된다. 롯데시네마는 "영진위 지침을 준수할 예정이다. 좌석 평균 66%를 오픈하는 현재 일반 상영 기준을 지키려고 한다. 향후 시사회 등은 배급사와 협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메가박스는 "좌석 운영 비율이 관마다 달라 정확한 수치는 집계 전"이라며 "방역지침을 따르며 영진위의 권고를 따르되 후속 조처는 현재 검토중"이라고 덧붙였다.

▲ 영화 '테넷'. 제공|워너브러더스코리아
위기가 감돌면서 극장 관객도 가파르게 감소 중이다. 지난 8일 극장 관객이 72만9446명을, 15일에는 65만8013명을 기록하는 등 여름 한국영화 빅3 개봉, 광복절 연휴 등을 맞아 회복세를 보였던 극장 관객은 지난 18일 14만4630명까지 줄어들었다. 8월 들어 최저 관객수다. 코로나19 위기감이 이어진다면 극장 관객수는 앞으로도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극장은 '테넷' 효과를 기대하면서도 코로나19 재확산 방지 노력이 이어지는 가운데 극장에 당도한 화제작에 조심스러운 기색이 역력하다. 영화팬들의 관심이 집중된 '테넷'이 프리미어 상영을 거쳐 26일 개봉하면 극장가에 어떤 영향을 몰고올지 더욱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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