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故 고유민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현대건설 배구단이 故고유민 선수 측 기자회견에 대한 구단의 공식 입장을 밝혔다.

고유민 선수의 유족 및 관계자들은 20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유민을 벼랑 끝으로 몰고 간 건 악성댓글이 아니라 현대건설 배구단의 의도적인 따돌림과 사기 갑질”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팀이 고유민을 의도적으로 훈련에서 배제했으며, 임의탈퇴도 대기업의 갑질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대건설은 이에 대해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라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현대건설은 “먼저 고인에 대해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한다”면서 “전 구단 소속 선수에 대한 애도의 마음으로 고인의 장례에 관한 제반 사항을 구단이 나서서 치렀다. 아울러 유족의 요청을 존중해 고인의 배번(7번)을 영구 결번 처리했다. 다시 한 번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애도의 뜻을 드러냈다.

이어 “그간 구단은 고인의 명예를 존중하기 위해 별도의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으나, 유족 측에서 제기하는 몇 가지 사안에 대해 다음과 같이 구단의 입장을 명확히 하고자 한다”고 구단의 주장을 설명했다.

고유민의 어머니는 "감독이 일부러 연습도 시키지 않았다. 유민이가 어떤 생각을 했을지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아프다. 구단 측에 몇 번씩이나 살펴달라고 부탁했지만 변화가 없었다. 구단 측도 배구단에 문제가 있다고 인정했지만 달라지지 않았다. 선수가 수면제를 복용한다는 건 구단의 관리 소홀이다. 유민이의 한을 풀기 위해 도와달라"며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현대건설은 훈련에 대해 “구단의 자체 조사 결과 훈련이나 시합 중 감독이나 코치가 고인에 대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킬만한 행위를 했다는 것은 전혀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고인은 지난 19~20시즌 27경기 중 25경기, 18~19시즌은 30경기 중 24경기에 출전 하는 등 꾸준히 경기에 참여했고, 과거 시즌 보다 더 많은 경기를 출전했다. 따라서 경기 및 훈련을 제외 시켰다는 것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주장했다.

박지훈 변호사는 “고유민이 팀을 떠난 후 5개월이 지난 시점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며 “현대건설이 트레이드를 시켜주겠다며 고유민에게 선수 계약해지 합의서에 사인하도록 유도했고 기습적으로 임의탈퇴 처리했다. 트레이드해 준다더니 일방적으로 임의탈퇴를 공시한 건 명백한 대기업의 갑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현대건설은 “고인은 2019~2020 시즌이 진행 중이던 2020년 2월 29일 아무런 의사 표명없이 팀을 이탈했다. 본인의 의사를 확인한 결과, 고인은 인터넷 악플로 심신이 지쳐 상당 기간 구단을 떠나 있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이에 구단에서는 본인의 의사에 따라 상호합의 하에 3월 30일자로 계약을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후 구단은 절차에 따라 선수 이탈에 관해 한국배구연맹과 협의하였으며, 연맹은 고인에게 직접 연락해 계약의 계속이 어렵다는 것을 확인한 후, FA 절차 종료 이후인 5월 1일부로 임의탈퇴를 정식 공시했다”면서 “구단에서는 임의탈퇴 공시 후 배구에 대한 본인의 의사를 확인하기 위하여 6월 15일 고인과 미팅을 하며 향후 진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으나, 고인은 배구가 아닌 다른 길을 가겠다는 의사가 확고해 배구에 대해 더 이상 미련이 없음을 확인했다. 고인은 7월 모 유튜브 채널에서 은퇴했다고 설명하며 이러한 본인의 의사를 명확히 밝히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박지훈 변호사는 "고유민을 인간으로 대하지 않고 소모품으로 여겼다. 고유민은 현대건설이 자신을 속인 것을 알고 괴로워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대건설은 “경찰에서 정식 조사 절차를 밟고 있는 가운데 객관적으로 명확한 사실관계 확인 없이 추측만으로 일방적인 주장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맞받았다.

이어 현대건설은 “이번 사안에 대해 구단에서는 고인의 명예에 누가 되지 않도록 한 치의 의혹도 없이 경찰의 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이며, 조사 결과에 따라 필요한 제반 조치를 다할 것임을 명확히 밝혀 드린다”고 선언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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