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이슬(왼쪽)이 벤치에서 선수들을 응원하고 있다 ⓒ WKBL
[스포티비뉴스=청주, 맹봉주 기자] 코트에 뛰지 않아도 존재감은 강력했다.

매년 여름 열리는 여자농구 박신자컵은 유망주 발굴과 어린선수들의 성장을 바라고 만든 대회다. 때문에 박신자컵에 참가한 프로 팀들은 30대 베테랑이나 국가대표급 선수들은 로스터에서 제외하고 있다.

부천 하나원큐 에이스 강이슬(26, 180cm)도 로스터에 이름을 들지 못했다. 강이슬은 2017년을 끝으로 박신자컵에는 출전하지 않고 있다. 대신 벤치 응원단장으로 후배들을 독려하고 있다. 스스로 "이번 대회에선 내가 팀 막내다. 짐 나르고 벤치에서 토킹하는 게 내 임무"라고 말할 정도고 코트 밖 궂은일을 도맡아하고 있다.

강이슬의 응원을 받은 하나원큐도 힘을 냈다. 올해 열린 박신자컵 준결승에서 2차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청주 KB스타즈를 이겼고 다음날 치러진 결승에선 용인 삼성생명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대회 3연패다.

경기 후 만난 강이슬은 "일정이 정말 빡빡하다. 결승 때 선수들이 너무 힘들어보였다. 보는 내내 마음이 아프더라. 지쳐보여서 내가 가서 장난도 치고 볼도 잡아주는 등 분위기 올리는데 집중했다. 도움이 됐다면 다행이다"고 웃어보였다.

▲ 코로나19로 조용한 비시즌을 보내고 있는 강이슬. WNBA 도전은 2021년에도 계속된다 ⓒ WKBL
사실 코로나19 여파가 아니었다면 강이슬은 박신자컵이 열리는 청주가 아닌 WNBA(미국여자프로농구) 시즌이 한창인 미국에 있었을 것이다.

올해 초 강이슬은 워싱턴 미스틱스와 훈련캠프 계약을 맺었다. 훈련캠프를 거쳐 최종 12인 로스터에 들면 정식 계약을 맺을 수 있는 조건이었다. 강이슬의 기량을 고려하면 충분히 최종 로스터에 들 수 있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하지만 코로나19로 WNBA 시즌 일정이 꼬였고 강이슬은 도전을 미뤘다. 강이슬은 "올해 WNBA에 갔으면 좋았겠지만 크게 개의치 않는다. 내년에 갈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우선은 다음 시즌 다치지 않고 잘해서 다시 WNBA에 나가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고 WNBA 도전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음 시즌이 끝나면 강이슬은 FA(자유계약선수)가 된다. 하지만 강이슬은 FA보단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에 더 의미를 뒀다. "FA보다는 지난 시즌 조기 종영되면서 플레이오프를 못 치른 게 더 동기부여가 된다. FA는 계약 기간이 끝나면 자동으로 되는 거지만, 플레이오프는 우리가 잘 쌓아올려야 갈 수 있지 않나. 지난 시즌 우리는 플레이오프에 갈 수 있는 3위에 올랐다. 이번 시즌은 4위까지 플레이오프에 나가니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다가오는 2020-21시즌을 준비했다.

스포티비뉴스=청주, 맹봉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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