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 기자] 표도르 예멜리야넨코(43, 러시아)는 파이터로서 전성기가 훌쩍 지났다.

예전 같지 않은 반사 속도 그리고 맷집이 문제다. 지난해 1월 벨라토르 헤비급 타이틀전에서 라이언 베이더(37, 미국)의 펀치에 1라운드 35초 만에 KO로 졌다.

표도르가 다시 챔피언이 될 것이라고 믿는 팬들은 거의 없다. 세월이 야속할 뿐이다.

그러나 표도르는 종합격투기 케이지를 떠날 생각이 없다. 새로운 전성기가 이제 막 시작됐다. '지도자 표도르'가 메이저 단체 챔피언을 만들었다.

수제자 바딤 넴코프(28, 러시아)가 22일(한국 시간) 미국 코네티컷 언캐스빌 모히건선아레나에서 열린 벨라토르 244 메인이벤트에서 베이더를 2라운드 3분 2초 만에 TKO로 꺾고 라이트헤비급 챔피언에 올랐다.

넴코프는 타격에서 베이더를 압도했다. 잽으로 견제하며 베이더의 접근을 막았다. 1라운드 테이크다운을 허용했지만 밑에서 쉬지 않고 저항해 금방 일어났다.

2라운드 결정적인 한 방을 터트렸다. 오른손 펀치를 가짜로 주고 오른발 하이킥을 베이더의 뒷덜미에 꽂았다. 비틀거리는 베이더에게 펀치 연타를 퍼부어 승리를 확정 지었다.

넴코프는 2014·2015·2017·2019 세계삼보선수권대회 100kg급 금메달리스트다. 종합격투기는 2013년 프로로 데뷔했다. 총 전적 12승 2패.

▲ 바딤 넴코프가 벨라토르 라이트헤비급 새 챔피언에 올랐다. ⓒ벨라토르 제공

표도르는 넴코프가 경험만 쌓으면 세계 정상에 설 수 있다고 믿었다. 2015년 라이진과 계약할 때도, 2017년 벨라토르와 계약할 때도 자신과 함께 넴코프도 계약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표도르의 감은 정확했다. 라이진에서 2번 이기고 2번 진 넴코프는 2017년부터 벨라토르에서 4연승 했고 라이트헤비급 타이틀 도전권을 따냈다.

그리고 이날, 드디어 값진 결실을 맺었다. 자신을 꺾은 베이더를 잡고 챔피언 벨트를 허리에 감은 제자의 모습을, 표도르는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벨라토르에서 두 체급 벨트를 갖고 있던 베이더는 표도르의 제자에게 라이트헤비급 타이틀을 내주고 이제 헤비급 타이틀 방어에 집중해야 한다.

파이터 표도르는 지난해 12월 일본에서 열린 벨라토르 237에서 퀸튼 잭슨을 TKO로 이기고 은퇴 투어를 언급한 바 있다. "미국에서 한 번, 러시아에서 한 번 싸우고 떠나겠다"고 말했다.

표도르는 최근 UFC와 계약을 마치고 자유계약 신분이 된 파브리시우 베우둠과 재대결에 관심을 보였다.

표도르는 지난 20일 "몸 상태는 좋다. 난 훈련을 쉬지 않고 있다. 다음 경기를 기다리고 있다"며 "베우둠과 재대결, 좋다. 그와 붙고 싶다. 팬들이 보고 싶어 하는 경기인지, 벨라토르가 관심 있는 경기인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표도르는 31승 1패 1무효로 전성기를 달리다가 2010년 6월 스트라이크포스에서 베우둠에게 트라이앵글초크로 져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 벨라토르 기자회견에서 제자 바딤 넴코프를 흐뭇하게 바라보는 표도르 예멜리야넨코.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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