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승리호'. 제공|메리크리스마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한국 첫 우주SF영화 '승리호'의 길이 험난하다. 여름에서 가을로 한차례 개봉을 연기한 데 이어 다시 기약없는 연기를 결정했다.

'승리호'(감독 조성희, 제작 영화사비단길) 측은 27일 "9월 23일로 예정되어 있던 영화 '승리호'의 개봉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사태로 인해 개봉을 잠정적으로 연기합니다"라고 밝혔다.

개봉 약 한 달을 앞두고 본격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고심 끝에 개봉 연기를 결정한 것.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한 가운데 극장이 문을 닫는 3단계까지 검토하는 등 불안정한 상황이 직접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 영화 '승리호'. 제공|메리크리스마스
'늑대소년'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 조성희 감독이 연출하고 송중기, 김태리, 진선규. 유해진 등 화려한 배우군단이 합세한 '승리호'는 한국에서 만들어지는 첫 본격 우주SF영화로 주목받았다. 2092년의 미래를 배경으로 우주쓰레기를 수거하며 살아가는 승리호 선원들이 가공할 파괴력을 지닌 무기인 인간형 로봇 도로시를 발견하고 위험한 거래에 뛰어들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든든한 배우군단이 의미있고 매력적인 도전에 함께하고 싶었다고 입을 모았듯, 고 멋진 슈트를 입은 할리우드의 초능력자 히어로가 아니라 된장에 쌀밥을 먹는 한국인 캐릭터들이 우주를 누비는 SF는 그 자체로도 의미있는 도전으로 여겨졌다. 공개된 신선한 비주얼도 기대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러나 바이러스가 변수였다. '승리호'는 당초 가장 큰 시장인 여름을 목표로 출격을 준비했으나, 코로나19 여파를 감안해 여름 대신 가을로 개봉을 옮겼고, 9월 23일로 개봉을 준비하고 일찌감치 홍보 일정에 돌입한 차였다. 코로나 사태 이후 주요 상업영화로는 처음으로 오프라인 제작보고회를 준비하는가 하면,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무려 4900명의 프로젝트 투자를 받는 등 분위기도 뜨거웠다.

여기서 코로나19가 다시 발목을 잡았다. 8월 중순 이후 확진자가 큰 폭으로 늘면서 지난 18일 준비했던 오프라인 제작보고회는 온라인으로 열렸고, 확진자 수가 처음으로 400명 대를 돌파한 27일 오후 결국 개봉 연기를 공식 발표했다.

▲ 영화 '승리호'. 제공|메리크리스마스
순제작비만 200억원이 든 것으로 알려진 대형 SF작품으로서 작금의 극장 상황이 큰 부담이 됐을 것이란 분석이다. 사회적거리두기 2단계 격상 이후 극장의 좌석 운용율이 약 50% 수준인 데다, 혹여 3단계로 격상한다면 극장이 모두 문을 닫아버려 최소한의 관객도 보장할 수 없게 된다.

현재로선 다음 일정조차 장담하기 어렵다. '승리호' 외에 '뮬란' '뉴 뮤턴트' '기기괴괴 성형수'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부터 한국 애니메이션까지, 27일 줄줄이 개봉 연기를 발표하며 코나19 확산 추이에 주목하고 있다.

'승리호' 측은 "추후 개봉 일정은 상황을 지켜보며 결정되는 대로 안내드리겠습니다"라며 "'승리호'의 개봉을 기다려주신 모든 분들에게 너른 양해를 부탁드리며 하루빨리 사태가 호전되길 바랍니다"라고 밝혔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