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G 아누노비(왼쪽)가 3점슛을 쏘고 있고 제일린 브라운(오른쪽)이 필사적으로 막으려 들고 있다.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다.

토론토 랩터스가 기사회생했다. 4일(한국 시간) 미국 올랜도 HP 필드 하우스에서 열린 2019-20 NBA(미국프로농구) 동부 콘퍼런스 플레이오프 2라운드 3차전에서 보스턴 셀틱스를 104-103으로 이겼다.

짜릿한 역전승이었다. 토론토는 경기 종료 0.5초 전까지 101-103으로 지고 있었다.

마지막 공격을 앞두고 토론토 닉 널스 감독은 작전 타임을 불렀다. 사이드라인에서 공을 잡은 카일 라우리가 프레드 벤블릿에게 패스해 역전을 노린다는 계획이었다.

보스턴 브래드 스티븐슨 감독도 수를 썼다. 226cm로 NBA 최장신 선수인 타코 폴을 투입시킨 것이다. 폴은 라우리의 첫 번째 패스를 저지하는 임무를 맡았다.

작전 타임이 끝나고 토론토의 마지막 공격이 시작됐다. 벤블릿에게 패스하려는 처음 계획이 틀어졌다. 이어 파스칼 시아캄에게 주려 했으나 이마저도 실패했다. 두 선수를 견제하는 보스턴 수비가 좋았다.

결국 라우리는 반대편 사이드에 있던 OG 아누노비에게 롱 패스를 건넸다. 보스턴의 제이슨 테이텀이 선수들에게 "아누노비가 움직이고 있다"고 소리쳤지만 모든 수비는 벤블릿과 시아캄에게 쏠린 뒤였다.

▲ 토론토 랩터스 선수들의 표정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열려있던 아누노비가 3점슛을 던졌고 림에 빨려 들어갔다. 그대로 경기종료 부저가 울렸다. 토론토 선수들은 아누노비에게 달려가 얼싸안으며 기뻐했다.

경기 후 아누노비는 "나는 실패하기 위해 슛을 던지지 않는다"라며 "경기 종료 0.5초를 남긴 상황에서 지고 있었지만 우리 팀은 아무도 흔들리지 않았다. 다들 다음 공격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다. 다음 슛에 집중하자고 했다. 누가 던지든 넣을 수 있다고 확신했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이날 승리 전까지 토론토는 시리즈 전적 0승 2패로 몰리고 있었다. NBA 플레이오프 역사상 0승 3패에서 4승 3패로 뒤집은 팀이 하나도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토론토의 3차전 패배는 사실상 시리즈 탈락을 의미했다.

1승 2패로 추격을 알린 토론토는 극적인 승리로 시리즈 흐름을 가져왔다. 이길 뻔한 경기를 놓친 보스턴에겐 1패 이상의 충격이다.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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