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연경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대이변 희생양이 됐다. 11년 만에 국내 무대로 복귀한 김연경(32,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이 '2퍼센트'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흥국생명은 5일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2020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결승에서 GS칼텍스에 세트 스코어 0-3(23-25 26-28 23-25)으로 완패했다.

준결승까지 4경기에서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완벽한 경기력을 보였지만 마지막 한 고비를 넘지 못했다. 10년 만에 컵대회 정상을 눈앞에서 놓쳤다.

11년 만에 돌아온 '배구 여제' 김연경과 '슈퍼 쌍둥이' 이재영, 이다영을 보유한 흥국생명은 대회 시작 전부터 절대 1강으로 꼽혔다. 그러나 결승에선 이 같은 강점이 오히려 독이 됐다. 김연경, 이재영이 선 레프트 라인에 지나치게 의존한 게 패인으로 작용했다.

▲ 김연경 ⓒ 제천, 한희재 기자
지난 6월 김연경은 흥국생명과 계약했다. 터키 엑자시바시와 계약이 끝난 뒤 중국 진출, 유럽 잔류 등 여러 길을 고민했지만 친정 팀을 최종 선택했다.

2005년 프로 생활을 시작한 김연경은 이후 4년간 흥국생명 주전 아포짓 스파이커로 활약한 뒤 일본 JT 마블러스를 거쳐 2011년 터키 페네르바체에 새 둥지를 틀었다. 이후에도 중국 상하이, 터키 엑자시바시에서 존재감을 뽐냈다.

최근 2시즌간 엑자시바시 황금기를 이끌었다. 소속 팀이 터키 슈퍼컵 우승 2회, 컵 대회 우승 1회, 국제배구연맹(FIVB) 클럽 월드챔피언십 동메달(2018년) 은메달(2019년)을 따는 데 크게 한몫했다.

엑자시바시와 계약 종료 뒤 자유 계약 선수(FA) 자격을 얻었다. 김연경은 숙고 끝에 국내 복귀를 선택했다.

흥국생명은 김연경 합류로 공격 마무리와 높이, 후방 수비 등 다방면에서 큰 폭의 전력 상승을 이뤘다. 그러나 '토털 배구'를 앞세운 GS칼텍스 끈기에 발목이 물렸다.

GS칼텍스는 코트 위 선수 전원이 왕성한 활동량으로 공수 틈을 메우는 이른바 '미친개' 작전으로 짜릿한 이변을 연출했다. 이밖에도 오더 변경 작전과 리그 최장신 메레타 러츠(206cm)를 김연경 전담 블로커로 활용한 차상현 감독 지략이 빛났다.

통산 4회 우승을 달성한 GS칼텍스는 현대건설, IBK기업은행을 제치고 컵대회 최다 우승 기록을 새로 썼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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