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최원준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두산 베어스 사이드암 최원준(26)은 대체 선발투수 신화를 쓰고 있다. 

최원준은 5일 잠실 SK 와이번스전에 선발 등판해  8이닝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5탈삼진 1실점 호투로 시즌 9승째를 챙겼다. 개인 한 경기 최다 이닝 기록(종전 6이닝)을 갈아치웠고, 개인 10연승 행진을 이어 갔다. 두산은 5-1로 이기며 2연패에서 벗어났다. 

기록은 이미 대체 선발투수가 아니다. 국내 에이스급 투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성적이다. 최원준은 NC 구창모, KIA 양현종, kt 소형준과 함께 국내 선발투수 다승 1위에 올랐다. 7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선발로 전향해 얻은 결과라 더 의미가 있다. 최원준은 올해 선발로 등판한 10경기에서 8승, 52⅔이닝, 평균자책점 2.56을 기록했다. 사실상 라울 알칸타라와 원투펀치로 두산 선발진을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는 불펜으로 시즌을 맞이했으나 스프링캠프 때 선발 준비를 같이 했다. 두산은 당시 알칸타라-크리스플렉센-유희관-이용찬-이영하까지 탄탄한 선발진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혹시 모를 변수를 대비해야 했다. 대체 1순위였던 최원준은 지난 6월 이용찬, 7월 플렉센이 부상으로 줄줄이 이탈하면서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했다. 

깜짝 활약이 아닌, 충분히 준비한 결과였다. 최원준은 "캠프 때부터 선발 준비를 한 게 도움이 됐다. 시즌 초반에 안 좋을 때 김원형 투수 코치님과 이야기를 나누다 슬라이더를 추가했다. 지난해까지는 던지지 않았던 구종인데, 코치님께서 빠른 변화구가 필요하다고 조언을 해주셨다. 체인지업을 던지고 커브를 던지니까 느려서 (상대 타자들이) 보고 친다는 느낌을 받았다. 슬라이더를 연습해서 6월부터 던지기 시작한 게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선발투수로서 구종 추가는 큰 의미가 있었다. 최원준은 왼손 타자에게는 체인지업을 주로 활용하고, 오른손 타자에게는 슬라이더를 던지면서 조금 더 수월하게 타자와 싸울 수 있었다.

9승까지 거둔 원동력이 된 경기는 지난달 6일 잠실 삼성전이었다. 최원준은 118구를 던져 5이닝을 채우고 시즌 5승째를 챙겼다. 안타 9개, 볼넷 1개를 내주며 고전하면서도 2실점을 틀어막았다.
 
최원준은 "힘들기도 했는데 느낀 게 많았다. 안타를 많이 맞으면서 위기가 있었지만, 막으면서 이닝을 길게 끌고 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이 경기를 계기로 주자가 누상에 나가도 신경을 쓰지 않게 됐다. 감독님께서 그때 일찍 안 내리고 믿고 내보내 주신 게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최원준은 이제 데뷔 첫 10승까지 1승을 남겨뒀다. 욕심이 날 법한 기록이지만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10승 투수는 의미가 있긴 하지만,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생각하다 보면 아홉수에 걸릴 수도 있다(웃음). 승수는 생각하지 않고 한 경기 한 경기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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