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팀 전력을 든든하게 이끌고 있는 kt 외국인 선수들. 왼쪽부터 데스파이네-로하스-쿠에바스 ⓒ한희재 기자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t가 이강철 감독의 구상대로 딱딱 맞아 떨어지는 일주일을 보냈다. 외국인 선수들이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며 구상을 뒷받침했다. 올 시즌 전체 성적을 봐도 kt만큼 외국인 농사를 잘 지은 팀은 찾아보기 어렵다.

kt는 5일까지 이번주에 걸렸던 5경기를 모두 잡으며 5연승 신바람을 내고 있다. 어느덧 두산과 공동 4위다. 4일 수원에서 열린 SK와 더블헤더를 모두 잡은 것에 이어 5일 고척 키움전에서는 상대 외국인 선수 제이크 브리검을 무너뜨렸다. 놓치지 말아야 할 포인트를 모두 외국인 선수들이 상당 부분 잡아준 덕이다.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는 4일 SK와 더블헤더 1경기에 나갔다. 더블헤더에서 1경기 선발의 중요성은 누차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이닝소화가 관건이다. 그런데 데스파이네가 무려 8이닝을 먹어주면서 kt는 필승조 소모 하나 없이 2경기에 임할 수 있었다. 그리고 외국인 타자인 멜 로하스 주니어는 1·2경기 모두 결정적인 홈런을 때리며 싹쓸이를 뒷받침했다.

5일 선발로 나선 윌리엄 쿠에바스의 8⅔이닝 1실점 역투도 엄청난 파급효과를 낳았다. 일정상 선발 한 자리가 비어 불펜데이가 필요했던 kt는 만약 5일 승리하면 6일 불펜데이를 하기로 구상했다. 5일 지면 8일을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화요일부터 불펜데이는 부담스러웠다. 그러나 쿠에바스가 브리검을 잡는 동시에 아웃카운트 27개 중 26개를 잡으며 6일 불펜 총동원이 가능해졌다. 경기 후 이 감독이 쿠에바스를 ‘극찬’한 것은 다 이유가 있다.

세 선수의 올 시즌 전반적인 활약도 좋다. kt가 시즌 초반 부진을 이겨내고 결국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로하스의 활약이 두말 하면 입이 아프다. 가장 유력한 최우수선수(MVP) 후보라는 말로 모든 설명이 가능하다. 홈런·타점·장타율에서 리그 1위고 나머지 타율·최다안타·득점은 리그 5위 이내, 그리고 출루율도 9위다. 9월 들어 다시 방망이가 살아나고 있다.

두 외국인 투수도 제 몫을 다해주고 있다. 리그 이닝소화 1위인 데스파이네는 무려 24경기에 나가 13승6패 평균자책점 4.02를 기록했다. 4일 휴식 후 등판이라는 독특한 루틴은 소형준 배제성 등 국내 선발투수들의 추가 휴식일을 챙겨주는 귀중한 요소다. 쿠에바스 또한 18경기에서 7승5패 평균자책점 3.65의 선전이다. 평균자책점에서 리그 6위다. 두 선수가 벌써 20승을 합작했는데, 종전 구단 기록인 2019년(쿠에바스·알칸타라)의 24승 경신도 유력하다.

다른 팀 외국인 선수들도 좋은 활약을 펼치는 경우가 많지만, 세 선수가 모두 수준급 성적을 낸 경우는 보기 드물다. NC·KIA·LG 정도가 대항마로 볼 수 있으나 누적 성적이나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 등을 따져봤을 때 kt를 넘기는 조금 모자란다. 세 선수의 재계약 확률도 그만큼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구단 역사상 첫 포스트시즌을 함께하는 외국인 선수로 기록에 남을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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