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함덕주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두산 베어스 NO. 1 함덕주(25)가 1092일 만에 선발 복귀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함덕주는 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팀간 시즌 13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1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로 시즌 4승째를 챙겼다. 선발승은 지난 2017년 8월 18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 이후 1115일 만이다. 두산은 10-0으로 완승했다. 

본인 의지로 얻은 기회였다. 함덕주는 2017년 9월 10일 잠실 LG 트윈스전을 끝으로 불펜으로 돌아왔다. 2017년 9승을 거두며 선발투수로서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왼손 불펜이 부족한 팀 사정상 자리를 지키기 힘들었다. 함덕주는 2018년부터 마무리 투수 임무를 맡아 올해까지 3시즌 동안 53세이브를 챙겼다. 

결과가 없지 않았지만, 함덕주는 선발투수로 복귀를 희망했다. 3시즌 동안 꾸준히 마무리 투수를 맡은 것도 아니었고, 올해 초에는 세이브 상황의 부담감이 성격과 잘 맞지 않는 것 같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마침 선발투수 이영하가 올해 3승8패에 그치며 분위기 반전을 위한 보직 변경을 원했고, 김태형 두산 감독은 함덕주와 이영하의 보직 맞교환을 결정했다. 

80구 제한이 무색한 경기 내용이었다. 거의 직구와 체인지업 투피치였는데, 두 구종 모두 효과적으로 들어갔다. 함덕주는 6회까지 공 62개로 아웃 카운트 18개를 잡으면서 승리 투수 요건을 갖췄다. 6-0으로 앞선 4회초 1사 후 오태곤에게 좌전 안타를 맞기 전까지 10타자 연속 범타로 돌려세웠다. 안타를 맞은 뒤에는 정의윤과 제이미 로맥을 연달아 삼진으로 처리하며 위력투를 이어 갔다. 임무를 마친 함덕주는 무리하지 않고 7회초 김민규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함덕주는 "투구수 제한이 있어서 내심 5이닝을 채우고 싶어서 공격적으로 던졌다. 초반부터 야수 형들이 많은 점수를 뽑아줬고, (박)세혁이 형의 리드가 좋아서 좋은 결과를 낸 것 같다. 공을 더 던질 수 있었지만, 다음 경기에 투구수를 더 늘릴 테니 다음에 잘하라는 의미로 바꿔주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던져보니 선발이 체질인 것 같냐는 말에 함덕주는 조금도 지체하지 않고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선발을 하고 싶다고도 이야기했고,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언제든지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준비하라고 하셔서 혼자 불펜 피칭 때 더 공을 많이 던지는 방법으로 준비를 해왔다. 감독님께서 믿고 내보내 주셔서 감사하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긴장이 됐는데, 오늘(6일)은 제구가 잘돼 공격적으로 던질 수 있었고 그러다 보니 상대 타자들이 급하게 친 것 같다. 중요할 때는 변화구도 잘 들어갔다"고 밝혔다. 

3년 전과 비교해 달라진 게 있을까. 함덕주는 "그때는 세게만 던지려 했는데, 이제는 경험이 생겼다. 갑작스럽게 보직이 바뀌어 불안하긴 했다. 시즌 중반에 보직을 바꾸는 게 쉽지 않은 결정인데 나와 (이)영하를 믿고 결정을 해주신 감독님께 감사하다. 좋은 자리를 맡은 만큼 3년 전처럼 중간 투수로 돌아가지 않고, 선발로 버틸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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