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고척 키움전에서 자신의 몫을 다하며 팀 승리에 일조한 이대은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돔, 김태우 기자] “일단 146㎞가 나왔잖아요”

이강철 kt 감독은 6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5일 1군에 복귀한 이대은(31)을 평가해달라는 말에 대뜸 “146㎞가 나왔다”고 답했다. 이대은은 5일 고척 키움전에서 완봉이 무산된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를 대신해 9회 2사에 등판했다. 에디슨 러셀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내고 경기를 마무리한 이대은이 이날 던진 공은 단 2개. 정확한 평가가 어려울 수 있지만 이 감독은 구속이 돌아왔다는 것에 어느 정도는 만족하는 듯했다.

올해 kt의 개막 마무리로 출격한 이대은은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며 2군으로 내려갔다. 구속이 떨어지면서 포심패스트볼은 물론 주무기인 포크볼의 위력까지 감소했다는 게 kt의 판단이었다. 2군에 있는 기간에도 허리 부상 등이 겹치며 구속이 좀처럼 올라오지 않았다. 그리고 kt 불펜은 이대은 없이도 안정감을 찾았다. 굳이 1군 콜업이 급할 이유가 없었다.

그런 이대은이 복귀 후 2경기에서 모두 무실점 피칭으로 첫 테스트를 넘겼다. 5일 가볍게 몸을 푼 이대은은 6일 키움과 경기에서도 5번째 투수로 출전, 1⅔이닝 동안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자신의 몫을 다했다. 불펜데이로 이날 9명의 투수를 밀어넣은 kt에서 김재윤 전유수와 더불어 가장 인상적인 투구를 했다.

4-4로 맞선 5회였다. 사실 나올 타이밍은 아니었다. 이 감독은 경기 전까지만 해도 “타이트한 상황에는 되도록 내지 않을 생각”이라고 했기 때문이다. 대신 5회까지 하준호 유원상 조현우 전유수로 버텨보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네 선수가 4이닝 소화에 머물렀고, 필승조는 그 다음을 위해 아껴야 했다. 그 타이밍에서 선택할 수 있는 선수가 이대은 외에는 마땅치 않았다. 

긴장될 법한 상황이었지만 이대은은 잘 버텼다. 전날보다 구속은 분명 줄어 있었다. 그래도 포크볼의 위력은 괜찮았다. 마지막 순간 날카롭게 꺾이면서 범타를 많이 유도해냈다. 제구도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4사구는 없었다. 서건창 김하성 이정후 박동원 등 상대 주축 타자들을 상대로 징검다리 몫을 훌륭하게 해냈다. 

당분간은 여유가 있는 상황에서 등판할 예정이지만, 테스트를 계속 통과한다면 kt 불펜에는 적잖은 힘이 될 전망이다. 창단 후 첫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을 높여가고 있는 kt는 남은 45경기에서 총력전을 벌일 태세다. 이 감독도 “연투 상황의 투구 수가 많지 않다면 불펜투수들은 3연투도 할 수 있다”고 공언했다. 실력이 있는 불펜투수는 많을수록 좋다.

게다가 이대은은 2군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휴식을 취했고, 힘도 남아있다. 1이닝 이상을 던질 수도 있어 제대로만 먹힌다면 여러 측면에서 효율적인 카드가 될 수 있다. 자존심을 회복하려는 선수 개인의 의지도 남다를 터다. 일단 첫 테스트를 통과한 이대은이 kt 불펜의 중심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고척돔,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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