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중일 LG 감독(왼쪽)과 이강철 kt 감독 ⓒ한희재 기자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돔, 김태우 기자] 종반으로 흘러가고 있는 KBO리그 순위표가 LG와 kt의 신바람에 휘청거리고 있다. LG의 맹렬한 기세 속에 선두 NC가 긴장하고 있고, kt와 멀어진 롯데는 이제 승부를 걸어야 할 시점을 생각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최근 KBO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팀은 단연 LG와 kt다. LG는 최근 7연승, kt는 6연승 행진이다. kt는 6일 고척 키움전에서 불펜데이라는 불리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에이스 에릭 요키시를 앞세운 키움과 난전을 벌인 끝에 8-7로 이겼다. 값진 승리였다. 5일 키움의 패배로 2위로 올라서 LG도 흔들림이 없었다. 필사적으로 달려든 롯데를 뿌리치고 7-1로 이기며 7연승을 완성시켰다.

투타 가릴 것 없이 안테나가 모두 빠릿빠릿하게 서며 좀처럼 질 것 같지 않은 경기들을 하고 있다. LG는 시즌 전 ‘3강’이라는 대다수 전문가들의 예상을 증명하고 있고, 시즌 초반 하위권에 처졌던 kt는 무서운 기세로 이제는 상위권까지 넘본다.

두 팀의 성적은 최근 기세로만 설명하기 어렵다. 이전부터 계속 좋은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는 게 더 중요하다. 특히 여름철 승부처에서 대단한 성과를 거뒀다. 8월 이후 LG는 19승8패2무(.704)로 이 기간 리그에서 유일하게 7할 이상을 기록한 팀이었다. kt가 19승10패(.655)로 뒤를 쫓는다. 8월 이후 승률 6할 이상을 기록한 팀은 두 팀뿐이다. 

류중일 LG 감독은 8월 이후 상승세를 선발의 안정, 그리고 김현수와 라모스의 타순 조정 이후 살아나기 시작한 타선의 조화로 뽑는다. 선발이 쉽게 무너지지 않으면서 경기가 되고 있고, 설사 지더라도 경기력이 크게 처지지 않는다. 여기에 팀의 장타력이 살아나면서 경기 중·후반 극적인 드라마를 만드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8월 이후 LG의 팀 장타율(.467)은 압도적인 리그 1위다. 이런 승리가 많아질수록 팀 분위기는 탄력이 붙는다. 

6월 15일 이후 64경기에서 42승21패1무(.667)라는 어마어마한 질주를 이어 가고 있는 kt의 기세도 사그라들기는커녕 더 활활 타오르고 있다. LG에 비하면 객관적으로 약한 전력이지만 선수들이 똘똘 뭉쳐 지금의 성과를 만들었다. 5월 가장 큰 문제였던 불펜을 이강철 감독이 재빠르게 수습했고, 타격은 시즌 내내 힘을 과시 중이다. 지난해가 만년 꼴지의 패배의식을 걷어내는 시기였다면, 올해는 이제 이기는 법을 배우는 듯한 양상이다.

두 팀의 약진에 KBO리그 순위표도 한 달 사이 많은 게 바뀌었다. 8월 6일 당시 LG는 선두 NC에 6경기 뒤진 4위였다. 그러나 이제 NC와 1경기 차 2위다. 당시 6위였던 kt는 KIA·롯데와 치열한 5위 쟁탈전을 벌이고 있었다. 하지만 바짝 승수를 쌓은 덕에 이제는 두산과 공동 4위다. 6위 KIA와 경기차는 2.5경기가 됐다.

긴장하는 팀은 시즌 내내 선두를 지켰던 NC, 그리고 두산·kt와 경기차가 벌어지고 있는 7위 롯데다. 경기차를 상당 부분 까먹은 NC는 이제 LG·키움의 추격을 받고 있다. 로테이션을 이끌었던 구창모의 복귀가 뒤로 더 미뤄져 전체적인 마운드 운영이 힘겹다. 롯데는 kt와 경기차가 5.5경기까지 벌어졌다. 이렇게 20경기만 더 흘러가도 마지막에 뒤집기가 힘들어질 수 있다.

다만 각 팀마다 사이클이 있고, LG와 kt도 이 좋은 사이클을 시즌 끝까지 이어 갈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마운드의 보직 변경이 있었던 두산은 크리스 플렉센이 돌아오고, 키움도 이승호 최원태 등 부상자들이 이번주부터 순차적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KIA 또한 김태진 김선빈이 복귀한 가운데 아직 돌아올 전력이 더 있다. 10개 구단 중 경기 수가 가장 적은(96경기) 롯데의 막판 스퍼트가 이뤄질지도 관심거리다. 아직은 예단하기 어려운 레이스다.

스포티비뉴스=고척돔,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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