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선수들이 6일 사직 롯데전을 7-1 승리로 마친 뒤 기쁨을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부산, 고봉준 기자] “숨어 계신 팬들이 많다고 들었어요.”

LG 트윈스의 신바람이 점점 더 거세지고 있다. 거침없는 7연승. 그러면서 키움 히어로즈를 반게임차 3위로 따돌렸고, 선두 NC 다이노스를 1게임 차이로 뒤쫓고 있다.

7-1 승리로 끝난 6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은 LG의 상승세를 여실히 증명한 경기였다. 선발투수로 나온 임찬규는 6이닝을 3안타 4볼넷 3삼진 1실점으로 막고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또, 오지환과 이형종은 7회와 9회 결정적인 2점홈런과 솔로홈런을 터뜨리며 힘을 보탰다. 수비에선 김현수를 대신해 좌익수를 맡은 홍창기가 5회 2사 만루에서 정확한 홈 송구로 2루주자 안치홍을 잡아내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만난 LG 류중일 감독은 미소를 숨기지 못했다. 최근 연승 행진도 흐뭇했지만, 전날 키움이 kt 위즈전에서 1-8로 패하며 2위가 됐다는 소식을 들은 터라 기쁨이 더욱 컸다.

그러면서 류 감독은 한 가지 재미난 이야기를 꺼냈다. 그간 숨죽이고 있던 팬들이 마음껏 응원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 LG 류중일 감독. ⓒ한희재 기자
류 감독은 “주변 지인들이 ‘코로나19만 아니었으면 LG팬들께서 야구장을 많이 찾아주셨을 것이다’고 이야기해줬다. 생각해보니 요새 LG가 역전을 통해 이기는 경기가 많아서 팬들께서 더 좋아하셨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는 두산 베어스와 잠실구장에서 라이벌전을 치르고 나면 경기장 일대에는 승리를 맛본 두산팬들이 많이 보였다. (LG 감독으로서) 죄송했다. 그러나 요새 같으면 LG팬들이 더 좋아하시지 않겠는가. 숨어 계신 LG팬들도 많다고 들었는데 이 기쁨을 경기장에서 함께 나누지 못해 아쉽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 KBO리그는 코로나19 여파로 관중을 들이지 못하고 있다. 7월 말부터 잠시 입장 제한이 풀리긴 했지만, 방역 단계가 격상되면서 다시 무관중 체제로 전환되고 말았다.

류 감독은 “그래도 LG팬들이 제일 많지 않느냐”라는 말로 현장에서 응원의 기를 받을 수 없는 점을 아쉬워했다.

비록 힘찬 함성은 들을 수 없지만, LG는 최근 들어 쾌조의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다. 8월 26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부터 이날 경기까지 7연승(2무 포함) 휘파람을 불며 상위권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해가고 있다.

이러한 LG의 선전으로 선두권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NC-LG-키움이 각각 1게임과 반게임 차이로 각을 세우고 있고, 4위 두산과 kt가 선두 그룹을 바짝 뒤쫓고 있다.

자고 일어나면 순위가 바뀌는 살얼음판 전장이지만, 베테랑 류 감독은 짐짓 여유로운 한마디로 최근 속내를 대신했다.

“재밌잖아요. 그래야 모든 야구인들이 좋아하지 않겠어요?”

스포티비뉴스=부산, 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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