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마운드를 이끌고 있는 임찬규.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부산, 고봉준 기자] KBO리그 마운드는 지금 외국인투수들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다승과 평균자책점, 삼진 등 주요 부문에서 국내투수들의 이름을 찾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도 LG 트윈스 마운드에서만큼은 예외로 통한다. 데뷔 후 가장 안정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는 임찬규(28)가 있기 때문이다.

차곡차곡 승리를 쌓다 보니 어느덧 10승이 눈앞이다. 임찬규는 7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3안타 4볼넷 3삼진 1실점 호투하고 7-1 대승을 이끌었다. LG는 이날 임찬규의 활약을 앞세워 최근 7연승을 달리며 2위를 굳게 지켰다.

경기 후 만난 임찬규는 “내가 수훈선수라고 하기에는 4사구가 많았다. 다행히 타자들이 점수를 많이 뽑아줘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멋쩍게 웃었다.

이날 임찬규는 시속 140㎞ 안팎의 직구(40개)와 120㎞대 체인지업(28개), 100㎞대 커브(25개)를 섞어 던져 롯데 타자들을 요리했다. 4회까지 이렇다 할 위기도 없었다. 유일한 흠은 5회초. 볼넷과 안타 등을 연달아 내줘 1사 만루로 몰렸다. 다행히 손아섭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지만, 전준우에게 좌전안타를 맞아 1실점했다. 그러나 좌익수 홍창기가 정확한 송구로 2루주자 안치홍의 홈 쇄도를 저지하면서 추가 실점을 막았다.

임찬규는 “홍창기가 좋은 수비를 해줬다. 이렇게 야수들이 도와주는데도 4사구가 많았다. 동료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 LG 임찬규가 6일 사직 롯데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승리로 임찬규는 LG 마운드에서 가장 많은 승수를 쌓은 투수가 됐다. 나란히 8승을 기록 중인 외국인 원투펀치 타일러 윌슨과 케이시 켈리를 제쳤다. 그러면서 10승 고지도 눈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임찬규는 샴페인을 일찍 터뜨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2년 전 아픔이 아직 생생하기 때문이다.

임찬규는 “2018년 전반기에만 9승을 거뒀다. 그런데 후반기 2승으로 그쳤다”면서 “지금은 내가 던진 날 팀이 이기면 좋다. 개인 기록보다는 한국시리즈 진출이 목표다”고 잘라 말했다.

임찬규의 바람대로 LG는 대권을 향해 조금씩 전진하고 있다. 어느새 선두 NC와 격차는 1게임으로 줄어들었다. 2011년 데뷔 후 아직 한국시리즈 경험이 없는 임찬규로선 애타게 그리던 꿈이 다가온 셈이다.

어느덧 프로 10년차가 된 임찬규는 “박용택 선배님께서 LG에서만 20년을 계셨지만, 내가 몸담은 10년 중 지금 분위기가 최고로 좋다. 특히 선후배 사이의 벽이 허물어지고, 관계가 자연스러워지면서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달라진 덕아웃 풍경을 말했다.

스포티비뉴스=부산, 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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