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도망친 여자' 김민희, '디바' 신민아, '담보' 하지원, '돌멩이' 송윤아. 제공|영화제작전원사,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CJ엔터테인먼트, 리틀빅픽쳐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일일 총관객 5만명대.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가을 시즌에 접어든 극장가가 극심한 보릿고개에 시달리고 있다. 일일 확진자 수가 100명 대로 줄어들고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테넷'이 선전하고 있지만, 다시 바닥을 친 극장관객은 좀처럼 다시 늘어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9월말 10월초의 추석 연휴를 앞둔 극장가의 고민이 깊어지는 가운데 반가운 여배우들이 막중한 책임감과 함께 스크린에 나선다.

오는 23일 개봉하는 '디바'(감독 조슬예)의 신민아는 여러 모로 돋보이는 주자. 무려 6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온 신민아는 정상급 다이빙 선수 이영 역을 맡았다. 여왕으로 군림하던 그녀가 교통사고를 당한뒤 깨어난 욕망과 광기의 이야기가 스크린 위에 펼쳐진다. "수영복이 전투복이라고 생각했다"는 그녀는 함께 호흡한 이유영과 고된 훈련을 거듭하는 한편 복잡한 심리상태를 보다 단단해진 눈빛으로 표현하며 극을 이끌었다.

▲ 영화 '디바' 스틸. 제공|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홍상수 감독의 신작 '도망친 여자'의 김민희도 가을 극장가에 컴백한다. 김민희는 결혼 후 한번도 남편과 떨어져 지낸 적 없던 여자 감희 역을 맡았다. 그녀와 다른 세 여자의 만남을 그리는 '도망친 여자'는 유머와 통찰이 녹은 수작이라는 평 속에 지난 베를린국제여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했다. 봄 개봉을 준비하다 코로나19로 연기돼 오는 17일 개봉한다. 김민희 외에도 서영화 송선미 김새벽 등 여배우들의 만남이 주목할만한 작품이다. 부스스한 단발머리까지 찰떡같이 소화한 김민희가 이번엔 어떤 여성의 모습을 그려낼지 관심이 쏠린다.

▲ 영화 '도망친 여자' 스틸. 제공|영화제작전원사

드디어 오는 29일 개봉을 확정한 '죽지 않는 인간들의 밤'(감독 신정원)에는 이정현이 있다. 죽지 않는 언브레이커블을 죽여야 하는 여고 동창생들의 웃기고도 살벌한 소동극을 선두에서 지휘한다. 서영희, 이미도와 보여줄 케미스트리도 관심사. 상업영화와 인디영화를 오가며 폭넓은 스펙트럼을 과시해 온 그녀의 범상찮은 변신이 기대를 모은다.

반가운 컴백은 또 있다. 30일 개봉을 결정하며 추석 복판에 출사표를 던진 '돌멩이'(감독 김정식)에선 송윤아를 만날 수 있다. 8살 지능의 어른아이가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 이야기에서, 송윤아는 여성 쉼터에서 일하는 김선생 역을 맡았다. 지난해 '증인'에 특별출연 한 적은 있지만, 장편 상업영화 복귀는 무려 10년 만이다. 송윤아 역시 남다른 애정으로 작품에 임했고, 그녀의 섬세한 연기가 공감을 더했다는 평이다.

하지원을 빼놓을 수 없다. 그녀는 사채빚 대신 담보로 어린아이를 맡게 된 사채업자와 담보 '송이'의 이야기를 그린 '담보'(강대규)로 오랜만에 관객과 만난다. 강렬한 걸크러시 캐릭터를 즐겨 맡았던 그녀는 눈물과 웃음이 함께하는 휴먼드라로 돌아와 더 반갑다. 코로나19와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막바지 개봉일을 조율 중이지만 적어도 추석 시즌에는 하지원의 새 얼굴을 만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미 나문희가 타이틀롤인 '오! 문희'가 상영중이고 공교롭게도 '기기괴괴 성형수'나 유역비의 '뮬란', 메이지 윌리엄스와 안야 테일러 조이의 '뉴 뮤턴트' 등 여성 캐릭터가 전면에 나선 작품들이 9월을 수놓는다. 여성파워와 함께 코로나의 구름이 과연 걷힐까.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