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게임'에 출연한 강동희. 출처| SBS 방송 캡처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강동희 전 프로농구 감독이 승부조작 사건에 대해 눈물로 사죄했다.

강동희는 10일 방송된 SBS '고민 해결 리얼리티-인터뷰게임(이하 인터뷰게임)'에 출연해 돈을 받고 승부조작을 했던 과거 사건에 대해 사과하고 자신 때문에 큰 상처를 받은 사람들에게 용서를 구했다.

강동희는 탄탄한 기본기와 화려한 기술로 '코트 위의 마법사'라는 수식어로 1990년대 최고 농구 스타로 군림했다. 은퇴 후 프로농구 감독으로 데뷔해 팀을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며 승승장구 했지만, 2013년 승부조작 사건으로 구속되면서 나락으로 떨어졌다. 모든 것을 잃은 그는 4년 전부터 프로스포츠 선수들을 대상으로 부정방지 교육을 하고 있다. 

강동희의 출연에는 허재 전 감독이 있었다. 허재는 오랜 시간 대인기피증을 앓았던 강동희가 직접 사과하면 좋겠다고 '인터뷰게임' 출연을 제안했다고 했다. 강동희는 "당시 저로 인해 상처받았던 팬들, 가족들, 지인들, 저를 믿고 따라왔던 동부 프로팀 선수들, 제가 지켜주지 못했던 이 모든 사람들에게 뒤늦게나마 사죄와 용서를 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했다. 

2013년 일어난 승부조작 사건에 대해 "2011년 2월경 저희는 순위가 다 결정이 되고 플레이오프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오래된 후배가 전화를 해 남은 경기에 대해 물었고, 전 언론에 다 공표를 했기 때문에 주전이 나간다는 얘기를 했다. (후배가) 그에 대한 고마움이라면서 돈을 주고 갔는데 제가 그 유혹을 거절을 못 한 거다. 제가 그 돈을 받으면 안 됐는데, 그 돈을 받은 게 모든 일의 시작이었다. 큰 잘못을 한 거다"라고 뉘우쳤다. 

▲ '인터뷰게임'에 출연한 강동희. 출처| SBS 방송 캡처
강동희는 어머니, 아내, 자신의 오랜 팬, 함께 농구 코트를 달렸던 서장훈, 스승인 정봉섭 전 중앙대 감독, 승부조작 파문으로 감독 대행을 맡았던 김영만 코치, 동부를 이끈 고참선수 박지현 등을 만나 직접 용서를 구했다. 팀원으로 데리고 있던 선수들에게도 전화를 걸어 일일이 사과했다. 

정봉섭 전 감독은 강동희의 상황에 안타까워했다. 정 전 감독은 "내가 너 면회도 갔었잖아. 말을 할 수가 없어. 사람이 잠도 안 오고 먹는 것도 안 먹히고, 누구한테 얘기할 수도 없어서 무너졌다. 죽겠네"라고 가슴을 쳤다. 그는 "네 별명이 농구황제다. 그런데 거기에 왜 있어? 내가 농구장에 거의 5, 6년을 안 갔다. 그건 누가 뭐래도 잘못했다고 그래야 한다"고 했고, 스승의 따끔하지만 따뜻한 질책에 강동희는 "죄송하다는 말밖에는 제가 할 수가 없다"고 눈물을 뚝뚝 흘렸다. 

강동희는 "제가 안고 가야 할 짐이라고 생각한다"며 "방송 후 여러 가지 질타가 있겠지만, 겸허히 받아들이고 봉사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살겠다"고 했다.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mari@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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