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 적극적인 구종 구사를 강조한 박경완 SK 감독대행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SK는 올 시즌 투·타 모두 난조를 보이며 최하위권인 9위에 처져 있다. 타선이야 지난해부터 침체가 뚜렷했지만, 지난해 리그 최고 수준이던 마운드의 급격한 추락은 사실 누구도 예상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SK 마운드에서 최근 가장 도드라지는 기본적인 문제는 볼넷이다. 당대 최고의 포수 출신인 박경완 SK 감독대행은 볼넷이 많으면 이길 수 없다고 믿는다. 안 줄 수는 없지만 최소한으로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격적인 승부를 해야 하고, 공격적인 승부를 하려면 자신의 공을 믿고 현명하게 활용해야 한다. SK 배터리는 이런 부분이 부족하다는 게 박 감독대행의 이야기다. 투수는 물론 포수들에게도 책임을 묻는 이유다.

박 대행은 “나도 맨 처음에 볼 배합을 할 때, 사이드암 투수가 좌타자 상대할 때 슬라이더를 던지는 게 힘들었다. 그런데 던져보니 타자에 따라 던져야 할 타자들이 있다. 던지지 말아야 할 타자들에게도 그 공을 던져야 한다. 다른 구종으로 승부를 하기 위해 그 볼을 유리한 카운트에서 던져야 한다는 것이다”고 말문을 열었다. 타자들과 수싸움에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맞았다고 해서 구종 자체에 의심을 품는 것도 생각을 달리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맞으면 자신감을 잃고 그 구종이 어느 순간 사라진다는 것인데, 구종보다는 다른 문제가 더 크다는 것이다. 박 감독대행은 “이를 테면 체인지업을 던져서 맞았을 경우 ‘체인지업은 안 되는구나’ 생각하는데 어디로 들어가서 맞았는지 생각해야 한다”고 뼈있는 조언을 남긴 뒤 “타자에게 없어지면 타자는 볼 배합이 바뀌었다는 계산이 선다. (포수) 이재원의 모습도 바뀌어야 하고, 투수들도 바뀌어야 하는 부분들이라고 생각한다”고 진심 어린 조언을 남겼다.

올 시즌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문승원의 경우도 주무기인 포심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외에, 커브가 결정구 몫을 할 수 있다는 것이 타자들의 머릿속에 각인되었기 때문이다. 체인지업을 더 적극적으로 던진다면 위력이 극대화될 수 있다는 게 박 감독대행의 생각이다. 박 감독대행은 “(체인지업을) 절대 없애서는 안 된다. 그러면 확률적으로 25%(4구종)에서 33%(3구종)가 된다. 맞더라도 그 볼을 유리한 카운트에서 던질 수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팀의 마무리 후보 중 하나인 서진용도 마찬가지다. 포심·포크볼의 투피치로는 제구가 정말 좋아도 힘들다는 게 박 감독대행의 생각이다. 박 감독대행은 “세이브를 하려면 세 가지를 던질 줄 알고, 2S 이후에도 세 가지 구종을 가지고 타자에 따라 똑같이 배분을 할 줄 알아야 한다. 서진용은 2S 이후에는 슬라이더가 없어진다. 직구 아니면 포크볼이다. 어차피 확률 게임”이라면서 좀 더 적극적인 실험을 바랐다.

물론 박 감독대행도 실제 선수들이 이를 실행하는 게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고 인정했다. 박 감독대행은 “말로 표현하기가 힘들고, 이야기를 했을 때 선수들이 되게 힘들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포수나 투수나 다 겪어야 할 일이고,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지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올해로 야구가 끝나는 것이 아닌 만큼, 남은 시즌 SK 투·포수들이 어떤 돌파구를 찾고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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