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11 테러 19주년을 맞이해 NYPD 모자를 쓰고 역투를 펼친 게릿 콜(왼쪽)과 제이콥 디그롬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게릿 콜(뉴욕 양키스)과 제이콥 디그롬(뉴욕 메츠)은 12일(한국시간) 나란히 등판해 좋은 투구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여기까지는 그들이 항상 해왔던 일이라 특별할 것은 없었다. 하지만 그들이 쓴 모자는 완전히 달랐다.

콜과 디그롬 모두 ‘NYPD’가 선명하게 새겨진 검정색 모자를 쓰고 공을 던졌다. 많은 이들이 추측하는 것과 같이 이날은 세상을 경악으로 몰고 간 9.11테러 19주년이었다. 

2001년 9월 11일, 테러 분자들의 무분별한 공격에 수많은 미국 시민들이 희생됐고, 특히 뉴욕의 상징인 세계무역센터(WTC)를 향한 비행기 자폭 공격은 전 세계를 경악하게 했다. 무너져가는 건물을 뚫고 시민들을 구하기 위해 용감하게 현장에 투입된 수많은 경찰과 소방관들도 목숨을 잃었다. 용서받을 수 없는 비극적 사태였다. 

뉴욕을 연고로 하는 양키스와 메츠는 물론, 미국이 잊을 수 없었던 날이었다. 양키스와 메츠 선수단은 뉴욕 경찰국(NYPD)과 뉴욕 소방국(FDNY)의 모자를 쓰고 이날 경기에 나섰다. 공교롭게도 두 팀은 이날 경기에서 모두 이겼다. 양키스는 볼티모어와 더블헤더를 싹쓸이했고, 메츠 또한 토론토를 대파했다.

최근 패스트볼의 로케이션 문제로 주춤했던 콜은 이날 7이닝 동안 2피안타 1볼넷 9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시즌 5승째를 거뒀다. 이날은 더블헤더로 두 경기 모두 7이닝만 벌어져 콜의 기록에는 완봉이 올라갔다. 디그롬도 마찬가지였다. 토론토와 경기에서 6이닝 3피안타 9탈삼진 1실점 역투로 시즌 4승째를 거뒀다. “내가 본 디그롬 중 가장 완성형 디그롬”이라는 로하스 메츠 감독의 말 그대로였다.

콜은 경기 후 “우리는 그날 세상을 떠난 사람들과 생명을 구하기 위해 노력했던 모든 이들을 기린다. 바로 뉴욕 경찰과 뉴욕 소방관들”이라면서 “오늘은 매우 우울한 날이지만, 우리가 오늘 뉴욕에서 힘든 하루를 보내고 있는 사람들에게 기쁨을 전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디그롬 또한 경기 후 인터뷰까지 NYPD 모자를 착용하고 나와 희생자들에게 위로의 말을 건넸다. MLB를 대표하는 두 투수는 팀의 승리는 물론 뉴욕의 아픔도 던졌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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