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소형준이 12일 수원 한화전에서 올 시즌 10승을 기록하고 KBO리그 역대 9번째로 고졸신인 선발 10승을 기록한 투수가 됐다. ⓒkt 위즈
[스포티비뉴스=수원, 고봉준 기자] 14년간 끊겼던 명맥이 다시 이어졌다.

kt 위즈 소형준(19)이 KBO리그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소형준은 12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에서 6.1이닝 6안타 1볼넷 9삼진 2실점 호투하고 5-2 승리를 이끌었다. 그리고 KBO리그 역대 9번째로 고졸신인 선발 10승이라는 뜻깊은 금자탑을 세웠다.

대형 신인의 탄생이다. 올해 유신고를 졸업하고 프로로 데뷔한 소형준은 5월 8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5이닝 2실점을 기록하고 생애 첫 승을 따냈다. 이어 5월에만 2승을 추가한 뒤 6월 1승과 8월 4승을 더하면서 10승 고지를 향해 나아갔다. 그리고 이달 3일 수원 SK 와이번스전에서 9승째를 달성했고, 이날 호투로 10승째를 챙겼다.

10승 고지를 밟은 소형준은 그간 숨죽여 있던 KBO리그의 전설들을 소환했다. 역대 고졸신인 선발 10승을 달성한 쟁쟁한 투수들의 이름이 다시 불리게 됐다.

면면은 화려하다. 1992년 롯데 자이언츠 염종석(15승)과 빙그레 이글스 정민철(13승)을 시작으로 1994년 롯데 주형광(11승), 1998년 현대 유니콘스 김수경(11승), 2000년 한화 이글스 조규수(10승), 2002년 KIA 타이거즈 김진우(12승), 2004년 현대 오주원(10승) 그리고 2006년 한화 류현진(18승)이 잇따라 소환됐다.

기록에서 알 수 있듯이 고졸신인들이 많아진 1990년대부터 2~4년 주기로 선발 10승을 달성한 선수들이 계속해 배출됐지만, 2006년 류현진 이후 이 명맥은 끊기고 말았다. 그러나 소형준이 이날 승리로 무려 14년 만에 계보를 잇게 됐다.

▲ 소형준보다 앞서 고졸신인 선발 10승을 돌파했던 토론토 류현진.
이제 관심은 소형준의 질주가 어디까지 이어지느냐다. 현재 kt는 페넌트레이스 종료까지 정확히 40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산술적으로 놓고 봤을 때, 소형준은 7경기 안팎을 더 등판할 가능성이 높다.

비록 류현진이 기록한 18승을 돌파할 여지는 많지 않지만, 주형광과 김수경의 11승, 김진우의 12승은 가시권으로 들어왔다. 또, 정민철의 13승과 염종석의 15승도 향후 결과를 따라 도전해 볼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소형준은 KBO리그 역사에서 굵직한 발자취를 남기게 된다.

이날 경기 후 만난 소형준은 그러나 단순한 수치보다는 kt의 가을야구 진출을 위해 남은 힘을 쏟겠다는 의젓한 각오를 밝혔다. 개막 전 목표였던 10승을 달성한 만큼 자신을 도와준 선배들과 함께 또 하나의 꿈을 이루고 싶다는 소망을 숨기지 않았다.

소형준은 “기회를 주신 감독님과 코치님들 그리고 큰 도움을 주신 선배님들께 감사드린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10승은 꼭 해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이루게 돼 기쁘다”면서 “류현진 선배님 이후 14년 만에 나온 기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목표를 이룬 만큼 이제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노력하겠다. 내가 등판하는 날 팀이 이길 수 있도록 던지겠다. 남은 페넌트레이스 동안 다치지 않고 보탬이 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스포티비뉴스=수원, 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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