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는 이제 현실적으로 5강 경쟁을 걱정해야 할 때다.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김민경 기자] "우승팀의 목표는 우승"이라고 외친 디펜딩 챔피언 두산 베어스가 이제는 5강 경쟁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두산은 12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0-2로 졌다. 선발투수 최원준이 5⅔이닝 2실점으로 버틴 가운데 타선이 터지지 않아 애를 먹었다. 4안타 2볼넷 무득점에 그쳤다. 키움 선발투수 에릭 요키시가 7이닝 무실점으로 부상 복귀 후 최고의 피칭을 보여줬고, 상대 야수들의 호수비에 안타를 뺏기면서 흐름을 타지 못하기도 했다.

두산은 현재 57승45패3무로 4위다. 1위 NC와는 4.5경기차, 5위 kt와는 0.5경기차다. 위를 보고 쫓아가야 하는 상황에서 kt의 추격이 만만치 않다. 이런 가운데 2위 키움과 9경기를 더 치러야 하는 상황도 부담스럽다. 두산은 올해 키움과 상대 전적 2승5패에 그쳐 5강 팀 맞대결 성적 가운데 승률이 가장 떨어진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아무래도 순위가 위에 있는 팀과 경기가 많이 남아 있으면 순위 싸움에 결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 신경은 쓰이는데, 끝나 봐야 안다"고 덤덤하게 이야기했다. 키움과 남은 9경기에서 가능한 많은 승수를 쌓아야 상위권 경쟁에서 밀리지 않고 버틸 수 있다.

키움과 남은 경기 수를 떠나서 두산이 현재 마주한 현실 자체가 녹록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이용찬과 크리스 플렉센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일찍이 선발 로테이션은 붕괴됐다. 라울 알칸타라 12승을 책임진 가운데 플렉센은 4승을 거두는 데 그쳤다. 지난해 17승 투수 이영하가 4승에 그친 뒤 불펜으로 자리를 옮긴 것도 것도 큰 손실이었다. 대체 선발투수 최원준이 9승을 보탠 게 유일한 위안이다.

불펜은 시즌 내내 확실한 마무리가 없었다. 부상과 부진 등을 이유로 이형범, 함덕주, 홍건희가 돌아가면서 맡다가 최근 이영하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선발이 무너진 상황에서 이현승(46경기), 박치국(43경기), 윤명준(37경기), 채지선(35경기), 홍건희(32경기) 등의 부담은 커졌다.

타선은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0.366), 허경민(0.344), 오재일(0.327), 김재호(0.303), 정수빈(0.300) 등 주축 타자 가운데 3할 타자가 5명이나 되고 팀 타율 역시 0.297로 리그 1위인데도 경기가 쉽게 풀리지 않는다. 김 감독은 문제를 중심 타선에서 찾았다. 오재일, 김재환, 최주환에서 막히면 그날은 대안이 없다는 뜻이었다. 하위 타선에서 한번씩 3루타를 치며 분위기를 바꿔주던 포수 박세혁이 올해는 타율 0.252로 페이스가 떨어져 있는 것도 두산으로선 아쉬운 요소다. 

늘 변수를 대비하는 김 감독도 올해는 답답한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플렉센의 복귀가 막판 반등 요소가 될 수 있을지 물어도 쉽게 긍정적인 답을 하지 못했다. "야구는 끝까지 가봐야 안다"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김 감독의 말처럼 두산이 끝까지 가기 위해서는 가장 큰 산인 키움을 넘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알칸타라-플렉센-유희관-최원준-함덕주로 재편한 선발진의 안정화와 이영하의 마무리 정착, 중심 타선의 반등이 절실하다. 또 지난 9일부터 새롭게 주장으로 선임된 오재일의 리더십도 분위기 반전에 있어 중요한 요소다. 지금 이대로면 두산은 '미러클' 없는 가을을 맞이할지도 모른다.  

스포티비뉴스=고척,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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