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 8연패를 끊으며 최근 팀 선발진의 호조를 이어 간 리카르도 핀토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SK는 9일 인천 키움전에서 패하면서 11연패에 빠졌다. 올 시즌 최장 기간 연패이자, 팀 역사상에서도 연패 타이 기록이었다. 최하위 한화와 경기차는 1.5경기까지 줄어들었다.

올 시즌 내내 부진한 팀 성적에 고개를 들지 못했던 선수들은 절박했다. 더 이상 쉽게 패하지 말자는, 그리고 마지막 자존심은 살리자는 의지로 뭉쳤다. 10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선수들은 이른바 ‘농군 스타일’로 무장했다. 누가 시켜서가 아니었다. 선수들 자발적으로 그렇게 했다. 농군 스타일이 된다고 해서 기량이 급성장하는 건 아니지만, 분위기라도 바꿔보자는 취지였다.

그런데 참 공교롭게도, 그 농군 스타일로 바뀐 이후 SK는 4연승을 달리며 한숨을 돌렸다. 10일 대전 한화전에서 연패를 끊은 SK는 11일 대전 한화전에서 진땀승을 거둔 것에 이어 12일과 13일 인천에서 열린 롯데와 주말 2연전을 싹쓸이하며 모처럼 얼굴에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100패 위기론’에서는 일단 한걸음 멀어졌다.

사실 4경기에서 타선이 활발하게 터진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마운드의 힘으로 값진 4연승을 거뒀다. 역시 가장 중요한 선발투수들이 제 몫을 한 게 결정적이었다. 4명의 선수 모두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며 든든하게 경기를 이끌었고 4연속 선발승을 만들어냈다. 

가장 부담이 컸을 10일 대전 한화전에서 박종훈이 7이닝 1실점 역투로 연패를 끊어낸 게 시작이었다. 11일에는 문승원이 6이닝 9탈삼진 1실점이라는 불꽃을 태우며 연승을 이었다. 12일과 13일 나선 이건욱과 리카르도 핀토도 주중 사직 삼성 2연전에서 활활 타오른 롯데 타선을 잠재웠다. 12일 이건욱은 6이닝 무실점, 13일 핀토는 6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4연승 기간 동안 선발진 평균자책점은 1.08에 불과했다. 

12일 이건욱은 상대 외국인 선수 아드리안 샘슨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는 데 큰 의미가 있었다. 핀토 또한 4회 4사구 남발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1실점으로 막았고, 그 외 이닝의 위기는 적절한 시점에 병살타를 유도하며 롯데 타선을 봉쇄했다. 7월 3일 롯데전 이후 개인적으로는 72일 만의 승리, 그리고 8연패를 끊는 값진 승리였다.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큰 승리였다. 

불펜도 혼신의 힘을 다해 리드를 지켰다. 특히 10일부터 12일까지 3연투를 한 서진용은 2세이브를 챙겼다. 김태훈 박민호에 이어 13일에는 정영일 김세현까지 자기 몫을 하며 분전했다. 분위기를 한 차례 바꾼 농군 와이번스가 시즌 마지막까지 남은 과제를 침착하게 풀어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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