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 삼성과 슈퍼매치 승리 후 기뻐하는 FC서울 선수단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상암, 이성필 기자] "아니요. 저희는 다시 만날 생각이 없습니다."

K리그를 대표하는 상품 FC서울-수원 삼성의 슈퍼매치는 과거와 비교해 위상이 다소 떨어졌다는 평가가 많았다. 두 팀의 선수단 구성이 울산 현대, 전북 현대에 밀리는 것은 물론 시민구단 대구FC와 비교해 경기력도 아쉬웠기 때문이다.

그래도 슈퍼매치는 어떤 상황에서든 볼거리였다. 슈퍼매치를 놓치면 우승, 아시아 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진출권을 손에 넣지 못한다. 라이벌 의식이 쌓이는 이유다.

하지만, 최근 2년 동안 파이널 라운드에서 슈퍼매치는 열리지 않았다. 모두 서울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2017년이 마지막이었다. 당시 수원은 3위, 서울은 5위였다. 수원이 ACL 티켓을 확보했고 이듬해 4강까지 오르는 능력을 보여줬다.

2018년 수원은 어렵게 파이널 라운드 그룹A(1~6위)에 올랐지만 서울은 그룹B(7~12위)로 밀렸다. 2016년 다음으로 파이널 라운드에서 슈퍼매치가 치러지지 않았다.

서울은 흑역사를 만들었다. 11위로 부산 아이파크와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렀고 겨우 살아남았다. 자존심에 크게 상처를 입으며 2019년 반전을 기대했다. 2019년에는 수원이 그룹B로 미끄러졌다. 서울은 3위로 ACL 티켓을 확보했다. 2년 연속 파이널 라운드 슈퍼매치는 없었다.

올해는 어떨까, 일단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20라운드에서는 서울이 상대 자책골과 한승규의 결승골을 앞세워 2-1로 이겼다.

수원은 승점 17점으로 11위에 머무르며 24점으로 6위에 오른 서울에 7점 차로 벌어졌다. 남은 두 경기에서 이겨도 소용이 없다는 뜻이다. 오히려 꼴찌 인천 유나이티드(15점)와 승점 차를 벌리지 못했다. 올해는 상주시와 연고지 협약이 끝나 김천시로 이동하는 상주 상무가 K리그2로 자동 강등된다. 상주는 이미 그룹A행을 확정, 그룹B 꼴찌가 강등된다.

▲ FC서울 기성용(가운데)이 드리블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마디로 서울이 수원에 지옥문 앞까지 가는 티켓을 선물한 셈이다. 서울은 기쁨, 수원은 치욕스럽게 남은 시즌을 소화해야 한다.

흥미로운 점은 파이널 라운드에서 슈퍼매치가 성사되느냐다. 이제는 서울하기에 달렸다. 서울이 두 경기에서 승점을 확보해 6위를 확정하면 수원과 만나지 않는다. 정공법으로 가는 것이 중요한 서울이다. 그룹B로 떨어지면 그 누구도 잔류를 보장받기 어렵다. '생존왕' 인천을 만나는 그 자체가 고역이다.

수원전 결승골을 넣은 한승규는 "(기)성용이형 합류 후 팀 분위기가 더 좋아졌다. 자신감도 넘친다. 중선참들과 많은 대화를 하고 있다. 소통이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다"라며 좋은 팀 분위기를 전했다.

물론 향후 경기가 만만치 않다. 16일 21라운드 상대는 인천과 '경인 더비'다. 20일에는 그룹A를 확정하면 만날 가능성이 있는 껄끄러운 대구다. 서울이 두 경기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이유다. 게다가 경쟁팀 광주FC, 성남FC(이상 22점), 강원FC, 부산(이상 21점)도 여전히 그룹A 진입이 희망적이다.

그래서 파이널 라운드 슈퍼매치는 바라지 않는다. 내년 ACL 진출권 확보를 목표로 잡은 서울이다. 그는 "저희는 다시 만날 생각이 없다. (1년에) 두 경기가 적당한 것 같다. 그룹A에 가서 더 치열한 경기를 하겠다"라며 의욕을 불태웠다.


스포티비뉴스=상암, 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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