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오재일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김민경 기자] 두산 베어스 오재일(34) 주장 완장의 무게를 견디고 침묵을 깼다. 

오재일은 1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팀간 시즌 8차전에 5번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4안타 2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오재일이 6회 결승타를 장식하나 싶었지만, 두산은 키움의 추격을 막지 못하고 연장 12회 접전 끝에 6-6으로 비겼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지난 9일 오재일이 새롭게 주장을 맡는다고 알렸다. 2017년 포스트시즌부터 팀을 이끈 전임 주장 오재원이 요청한 결과다. 김 감독은 오재원은 김재호와 함께 이제 뒤에서 후배들을 다독이고, 오재일이 앞장서서 팀을 이끌어주길 기대했다. 

공교롭게도 오재일은 주장 완장을 찬 뒤로 타격감이 뚝 떨어져 애를 먹었다. 지난 9일 잠실 kt 위즈전부터 12일 고척 키움전까지 3경기에서 11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볼넷으로 3차례 출루하긴 했으나 3번타자로서 해결해줘야 할 순간에 침묵을 지켰다. 이 기간 팀도 1승2패에 그쳤다.

김 감독은 "지난 경기가 안 풀렸다기보다는 못 쳤다. 못 쳤다고 봐야 한다. 잘 맞은 타구가 몇 개 잡히긴 했지만, 치질 못해서 졌다. 투수들은 지금 괜찮은데 (김)재환이, (오)재일이의 타격 컨디션이 안 좋다. 팀 타율은 숫자는 1위지만, 타선이 상대를 압도하는 느낌은 없었다고 본다. 재일이, 재환이가 홈런 수나 장타자 예전과 비교하면 부족하다고 느낀다"고 설명하며 오재일의 타순을 3번에서 5번으로 조정했다고 밝혔다. 

오재일은 주장을 맡은 지 4경기 만에 안타를 신고했다. 0-1로 뒤진 2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중전 안타를 날렸다. 이어 허경민이 좌중간 적시 2루타를 날리면서 1-1 동점이 됐다. 오재일은 3회초 1사 1, 2루에서 우전 안타를 때려 1사 만루 기회로 연결했다. 다음 타자 허경민이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날려 2-1로 뒤집었다. 

3-3으로 맞선 6회초에는 오재일이 직접 해결했다. 최주환의 안타와 김재환의 볼넷으로 만든 2사 1, 2루 기회에서 오재일이 우중간 2타점 적시 2루타를 날려 5-3 리드를 안겼다. 

5-6으로 뒤집히고 맞이한 9회초. 오재일은 1사 후 우중간 안타로 마지막 반격의 신호탄을 쐈다. 그러나 1사 1루 허경민 타석에서 오재일의 대주자로 나선 이유찬이 2루 도루에 실패하며 한 차례 흐름이 끊어졌다. 2사 후 허경민이 좌전 안타로 다시 반격의 불씨를 살렸고, 김재호의 안타와 김인태의 볼넷을 묶어 만루 기회를 잡았다. 이어 박세혁이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 6-6으로 비겼다.  

두산으로선 잡아야 할 경기에서 무승부를 기록해 아쉬움이 남겠지만, 오재일이 오랜만에 타선에서 폭발한 점은 고무적이었다. 오재일과 함께 6번타자 허경민이 3안타를 몰아치면서 공격 흐름이 이어졌다. 5번에서 2번 타순으로 자리를 옮긴 최주환도 이날 3안타 경기를 했다. 오재일을 중심으로 최주환, 그리고 4번타자 김재환까지 살아난다면 두산은 다시 한번 치고 올라갈 기회를 엿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스포티비뉴스=고척,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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