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스틴 포이리에는 파이트머니에 불만을 갖고 훈련 캠프에서 철수했다.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 기자] 더스틴 포이리에(31, 미국)는 미국 플로리다 코코넛크릭 아메리칸탑팀(ATT)에서 훈련하다가 갑자기 짐을 쌌다. 토니 퍼거슨과 맞대결을 위해 강훈련에 들어간 지 2주나 됐지만, 준비를 중단하고 루이지애나 라파예트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포이리에는 다음 달 25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야스아일랜드에서 열리는 UFC 254 코메인이벤트에서 퍼거슨과 붙을 예정이었다. 퍼거슨 같은 강자를 상대하려면 적어도 8주 훈련 기간이 필요하다고 봤다. 계약서에 사인도 하기 전, 미리 훈련 캠프를 차린 건 이 때문이었다.

그런데 훈련 중 UFC가 제시한 조건에 고개를 갸우뚱했다. 자신의 가치에 비해 파이트머니가 너무 낮다고 봤다. 지난 6월 댄 후커와 경기에서 기본 15만에 승리 수당 15만 달러, 총 30만 달러(약 3억 5,000만 원)를 받았다. 이번엔 더 높은 대우를 원했다.

결국 칼을 뽑았다. 희망 파이트머니를 받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한 포이리에는 지난 10일 ESPN과 인터뷰에서 "UFC와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10월 25일 경기는 무산될 것"이라고 깜짝 발표했다. "다음 달 이후에 싸울 가능성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며 여운만 남길 뿐이었다.

UFC는 UFC 254를 2020년 최대 메가 이벤트로 만들려고 한다. 하빕 누르마고메도프와 저스틴 개이치의 라이트급 통합 타이틀전, 로버트 휘태커와 재러드 캐노니어의 미들급 타이틀 도전자 결정전, 자빗 마고메드샤리포프와 야이르 로드리게스의 페더급 랭킹전 등을 메인 카드로 구성해놨다.

포이리에와 퍼거슨의 경기는 그야말로 화룡점정의 매치업이었다. 혹시나 하빕과 개이치 중 하나가 부상 등으로 빠지면, 포이리에와 퍼거슨 둘 중 하나가 대체 선수로 들어갈 수도 있기 때문에 일종의 보험 같은 매치업이기도 했다.

하지만 데이나 화이트 UFC 대표는 파이트머니 인상 등 조건을 내밀며 출전을 거부하는 선수들과 웬만해선 협상하려고 들지 않는다. "그럼 그렇게 해라", "우리의 조건에 싸울 생각이 생기면 연락해라"는 식으로 강하게 밀고 나간다.

이번에도 그랬다. 전혀 아쉽지 않다는 표정이었다. 지난 13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UFC에이펙스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177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포이리에와 퍼거슨의 경기를 굳이 살리려고 애쓸 생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른 매치업을 구상하고 있다. 퍼거슨에게 다른 상대를 붙여 주고 경기를 성사하겠다"고 밝혔다.

전 세계 UFC 팬들이 기대한 또 다른 라이트급 빅 매치가 허무하게 날아갔다. 화이트 대표와 포이리에의 기 싸움이 계속되는 한, 퍼거슨과 맞대결은 볼 수 없을 전망.

추후 이 경기가 재추진될 가능성이 0%는 아니다. 기 싸움은 사그라들 수 있다. 어떤 변수가 나타나느냐에 따라 상황은 휙휙 바뀐다.

돈을 올려 달라고 버텨 왔던 호르헤 마스비달은 지난 7월 UFC 251에서 길버트 번즈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확진으로 빠졌을 때 긴급 대체 선수로 들어가 극적으로 재계약을 맺었다. "내가 원한 수준에 근접했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1~2년 잠정 은퇴하겠다던 존 존스도 최근 라이트헤비급 타이틀 반납이라는 강수를 던지고 UFC와 간극을 좁혀 나가고 있다. 화이트 대표는 존스에게 헤비급 타이틀 도전권을 바로 줄 수 있다고 했다. 3~4개월 만에 급반전이다.

짝을 잃은 퍼거슨이 UFC 254에 출전할지, 출전한다면 누구와 맞붙게 될지 아직 오리무중이다. 퍼거슨은 자신의 위치에선 톱5인 포이리에 또는 코너 맥그리거밖에 상대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맥그리거는 이미 은퇴를 선언했다. 게다가 최근 프랑스에서 성추행 및 성폭행 시도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등 경기를 뛸 수 없는 상황이다. 퍼거슨이 댄 후커나 랭킹 5위 밖 파이터들로 만족할지 알 수 없다.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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