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인혜 영정. ⓒ사진공동취재단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배우 오인혜가 서른여섯 삶을 마감하고 세상과 영원히 작별한다.

16일 낮 12시 배우 고 오인혜의 발인이 빈소가 차려진 인천 인하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된다. 충격과 안타까움 속에 세상을 떠난 고인은 인천가족공원으로 옮겨져 영면에 들게 된다. 

오인혜는 지난 14일 오전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자택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에 옮겨졌다 결국 늦은 밤 숨을 거뒀다. 심폐소생술(CPR) 등 응급처치를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한때 호흡과 맥박을 되찾았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치료를 받다 결국 눈을 감았다. 

경찰에 따르면 친구가 발견해 신고했으나 자세한 경위는 알려지지 않았다. 유서 또한 발견되지 않았다. 갑작스러운 비보에 추모와 애도도 이어졌다. 

▲ 오인혜. 출처|오인혜 인스타그램
1984년생인 오인혜는 동덕여대 방송연예과를 졸업하고 연기를 시작했다. 2011년 10월 부산국제영화제의 파격 노출 드레스는 그녀를 세상에 알린 계기였다. 박철수 감독의 영화 '붉은 바캉스 검은 웨딩'의 주인공으로 영화제에 초청된 그녀가 개막식 레드카펫에서 입은 파격적인 오렌지색 드레스가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 글래머러스한 몸매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드레스를 입고 환한 미소를 지으며 레드카펫 위를 걷던 단발머리 그녀는 단박에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 오인혜. 출처|영화 '설계' 스틸
당당한 노출에 지지보다 악플이 많았던 시기, 그녀는 마음 고생도 했다. 문제의 드레스는 소속사도, 스타일리스트도 없던 신인배우가 직접 빌리고 수선해 착용한 것. 당시 오인혜는 협찬 드레스를 구할 수 없어 영화 의상팀 소개로 찾은 웨딩숍에서 옷을 빌렸고, 오인혜가 직접 손바느질을 하고 동료 배우들이 핏을 봐 주며 레드카펫에 올랐다. 당시 기자와 만난 오인혜는 "주위 분들이 신인들은 사진 한 장 안 나올 수 있으니까 너무 실망하지 말라고 했다. 속상해서 신경을 썼다"며 "논란이 될 줄 몰랐다"고 거듭 토로하기도 했다.

이후 오인혜는 박철수 감독의 '마스터클래스의 산책-미몽', '생생활활'에 거푸 출연하며 감독에 대한 존경을 보냈다. MBC 드라마 '마의'에도 출연하는가 하면 영화 '설계', '노브레싱'에도 등장했다. 꾸준한 활동에도 첫 작품, 강렬했던 첫 영화와 레드카펫의 이미지는 오래 그녀를 붙들고 놔주지 않았다. 그녀가 2017년 레드라인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맺고 활동을 재개하며 밝혔던 다짐은 이랬다. "기존의 선입견과 편견을 벗어던지고 앞으로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

▲ 오인혜 영정. ⓒ사진공동취재단
오인혜는 계약만료 이후 홀로 일하며 다방면에서 가능성을 모색했다. 플로리스트로 활동하는 한편 개인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인혜로운 생활'이란 콘텐츠를 선보였다. 지난달에는 가수 노틸러스와 협업해 음원 '차라리'를 발표하며 다채로운 재능을 드러냈다.

최근 들어 복귀와 활동에 대한 의지를 다졌던 것으로 알려져 오인혜의 갑작스러운 사망에 대한 안타까움이 더 크다. 최근 인터뷰에서 오인혜는 "최근 우울한 시기의 고비를 넘겼다"며 "배우로서 다양한 활동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SNS와 유튜뷰를 통한 소통도 활발했다. 세상을 떠나기 이틀 전에는 피부관리 비법을 공개했고, 불과 하루 전에는 화사한 모습으로 밝은 근황을 알리기도 했다. 

거짓말처럼 전해진 갑작스러운 작별. 영정 속 아련한 미소만이 남아 안타까움을 더한 가운데 그녀의 시간이 서른 여섯에 멈췄다. 부디 그곳에서는 행복하시기를.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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