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꾸준하게 활약하며 값진 누적 기록을 쌓아가고 있는 kt 황재균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프로 15년차인 황재균(33·kt)은 아직 타격 주요 부문에서 이렇다 할 타이틀이 없다. 어느 한 시즌 리그를 폭격한 적도 없다. 누가 봐도 어마어마하다 싶을 정도의 기록을 쌓은 것도 아니다. 황재균 또한 “나는 3할 타자가 아니다”고 자세를 낮춘다. 

그러나 황재균의 진가는 한 부문이나, 한 시즌의 성과가 아닌 기록표를 넓게 봐야 보인다. 그는 리그에서 가장 꾸준한 선수 중 하나다. 황재균은 2012년 이후 단 한 번의 예외 없이 124경기 이상을 뛰었다. 지명타자로 아니고, 제법 많이 뛰는 유형의 선수이기에 더 가치가 있다. 지도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유형의 선수이기도 하다. 그렇게 꾸준히 나가면서 쌓은 누적 기록이 제법 된다. 

황재균은 17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두산과 경기에 선발 2번 3루수로 출전, 1회와 2회 연거푸 적시타를 때리는 등 3안타 2타점 2도루로 맹활약하며 팀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8월 들어 타격이 다소 주춤했지만, 9월 맹타로 돌변하며 다소간 지친 팀의 타격진을 끌어가고 있다. 

황재균은 이날 개인 통산 2500루타(KBO 역대 34번째), 12년 연속 두 자릿수 도루(역대 7번째)를 모두 달성했다. 황재균은 이미 9월 3일 역대 14번째 9년 연속 100안타를 달성한 바 있다. KBO리그 역대 15번째 6년 연속 200루타에도 이제 단타 하나를 남겼다. 묵묵하게 쌓은 기록이 누적이 되어 빛을 발한다.

황재균도 누적 기록에 가치를 둔다. 황재균은 17일 경기 후 “누적 기록은 오래 뛰고 아프지 않고 경기 나가다보면 차곡차곡 쌓여가는 것이다. 그런 기록을 굉장히 좋아한다. 큰 부상 없이 많은 경기 나오다보니 이런 기록이 따라오는 것 같다”고 웃었다. 철저하고 나태를 모르는 몸 관리가 만들어낸 여러 기록들이 이어지고 있는 것에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

9월 들어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2번 배치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황재균은 “많은 타석에 나가면서 감을 찾아가는 스타일이다. 감독님께서 2번 올려주신 게 가장 크다. 많은 타석에 나가다보니까 타이밍도 맞춰가고 그게 제일 중요한 것 같다”면서 “잘 먹고 잘 자고, 과식을 안 하면서 몸 관리를 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 시즌도 타점이 부족하다고 아쉬워하지만, 대신 2번에 나서면서 많은 득점을 하고 있으니 그것으로 위안을 삼는 황재균이다. 첫 100득점에 대한 욕심도 있다. 개인적인 명예가 아니다. 100득점 자체가 루상에 많이 나가 많은 득점을 올린다는 것이고, 그만큼 kt의 성적이 좋아질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황재균도 그런 것을 설명하며 의지를 불태웠다. 모처럼의 가을 야구를 향한 황재균이 또 묵묵하게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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