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수 양면에서 맹활약을 펼친 NC 양의지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리그 최고의 포수로 평가되는 양의지(33·NC)는 사실 대다수의 팀들을 상대로 잘하는 선수다. 괜히 4년 125억 원의 계약을 따낸 선수가 아니다. 하지만 SK를 상대로, 그것도 인천에서 뛴다면 그 위력이 배가되는 선수다.

전 소속팀인 두산 시절부터 양의지는 SK전에 비교적 좋은 기억이 많다. 17일까지 통산 타율이 0.306인 양의지는 SK를 상대로 한 151경기에서 타율 0.348, OPS(출루율+장타율) 1.006을 기록했다. 표본이 적은 두산(28경기)을 제외하면 단연 상대팀별 최고 성적이다. 통산 163홈런 중 SK를 상대로만 24개를 쳐 이 기록도 역시 1위다.

인천에서는 중요한 순간 장타력이 불을 뿜은 경우가 많았다. 인천에서 타율 0.331, 15홈런, OPS 0.997을 기록했는데 구장별로 보면 홈으로 쓴 잠실과 창원을 제외하고 홈런과 타점이 가장 많았다. SK와 인천이라는 두 조건이 모두 해당되는 18일 경기도 역시 다르지 않았다. 만점 활약이었다. 

양의지는 18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 경기에 선발 4번 포수로 출전, 첫 두 타석만에 6타점을 쓸어 담는 등 4안타(1홈런) 7타점으로 맹활약하며 팀의 9-5 승리를 이끌었다. 양의지가 점수를 내고, 양의지가 점수를 막았다고 해도 과언은 아닌 경기였다.

1회에는 약간의 운도 따른 3루타를 기록했다. 1사 1,2루에서 우익수 방면 타구를 날렸다. 아주 날카롭다고 보기는 어려웠는데 SK 우익수 오준혁이 깔끔하게 수비를 못했고, 그 사이 두 명의 주자가 모두 홈을 밟아 2타점을 수확했다. 양의지도 3루까지 들어가 2018년 이후 개인 첫 3루타를 기록하기도 했다.

3-3으로 맞선 2회 2사 만루에서는 이건욱의 5구째 커브(117㎞)가 높게 떨어진 것을 놓치지 않고 그대로 잡아당겨 좌월 만루홈런(시즌 19호)을 기록했다. NC 이적 후 양의지는 만루홈런을 두 차례 기록했는데 모두 SK를 상대로 한 것이었다. 스윙 두 번에 6타점이 쏟아져 나왔다. 

양의지는 8회에도 단타 하나를 추가해 이날 세 번째 안타를 기록했고, 8-5로 앞선 9회 2사 1,2루에서는 우전 적시타를 쳐 4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히트 포 사이클에는 2루타 하나가 빠졌지만 양의지로서는 경기 후 웃을 수 있는 경기였다. 이쯤 되면 SK로서는 그냥 까다롭게 승부하다 말려들지 않으면 거르는 게 기대 득점상 더 좋은 선택이었다.

수비에서도 두 차례의 결정적인 도루 저지로 SK의 공격 흐름을 끊었다. 7-5, 2점의 리드 상황에서 5회에는 오준혁, 6회에는 고종욱의 도루를 저지하며 SK를 좌절시켰다. 단순한 아웃카운트도 중요하지만 SK의 경기 막판 작전 운영을 제약하는 커다란 효과의 송구 두 번이었다. 양의지는 "투수들의 퀵모션이 많이 좋아지면서 나뿐만 아니라 다른 포수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투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