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시즌 상위와 중심타순에서는 부진한 애런 알테어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글쎄요… 뭐라 꼬집어서 말하기가 어렵네요. 풀지 못한 부분입니다”

보통 통계는 표본이 모이면 모일수록 평균에 수렴한다. 타자의 타율도 마찬가지다. 그런 측면에서 NC 외국인 타자 애런 알테어(29)의 올 시즌 타순별 타율은 조금 특이하다. 특정 타순에서의 타율이 너무 좋아서다. 시즌 초에는 “가면 갈수록 격차가 줄어들고 평균에 수렴할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100경기가 지난 지금 시점 오히려 더 심해지는 양상이다. 

보통 외국인 타자들은 중심타선 혹은 상위타선에 포진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알테어는 전체 407타석 중 가장 많은 144타석(35.4%)을 8번 타순에 들어섰다. 외국인 타자와 어울리지 않는 이 타순에서 알테어가 가장 좋은 성적을 낸 영향이 크다. 알테어는 8번 타순에서 타율 0.376, OPS(출루율+장타율) 1.259라는 무시무시한 성적을 거뒀다. 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8번 타자였다. ‘8테어’라는 별명도 그렇게 붙었다. 

그런데 정작 2번에서는 타율 0.200, 4번에서는 0.196, 5번에서는 0.250, 6번에는 0.200에 머물고 있다. 7번(.306)과 8번이라는 하위 타순 성적과 차이가 너무 큰 셈이다. 이동욱 NC 감독은 알테어의 이런 기형적인(?) 흐름이 시즌 막판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에 대한 질문에 “특이한 케이스이기는 하다”면서 미스터리를 풀어내기 힘들다고 웃었다.

일단 이 감독이 짐작하는 것은 타격 사이클이다. 매번 타격감이 좋을 수는 없다. 그래서 부진할 때 8번으로 가면 사이클이 올라오고, 그 감을 믿고 앞선 타순에 넣으면 사이클이 떨어지는 현상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이다. 이 감독은 “처음에 그렇게 풀어나갔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있지 않나 싶기도 하다. 8번 맡겼는데 공교롭게도 사이클이 올라오면서 루틴도 바꾸고, 안 됐던 부분들도 주위 조언에 바뀌었던 것들이 있었다”고 가설을 제시했다.

그래도 긍정적인 것은 알테어의 전반적인 타격 성적이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알테어는 18일까지 타율 0.294, 24홈런, 88타점, 17도루를 기록하며 공·수·주 모두에서 좋은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이 감독은 “일단 8번에서 좋으니까 쓴다. 8번에서 터지면 크게 점수가 나는 경우가 있다”고 위안을 삼았다. 다만 “4·5번에서 치면 더 좋은 그림이기는 한데…”라고 입맛을 다셨다.

현재 NC는 중심타자인 나성범이 부상으로 빠져 있다. 알테어가 중심타선에 들어가 장타를 만들어내는 게 가장 좋기는 하다. 게다가 알테어는 OPS(출루율+장타율) 0.935의 타자다. 8번보다는 한 타석이라도 더 소화할 수 있는 앞쪽으로 당겨 상대를 강하게 압박하는 게 좋다. 만약 재계약을 한다면 내년 그림에도 참고해야 한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앞쪽에 넣으면 침묵하니 NC 코칭스태프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9월 들어서도 일단 8번 타순에서는 거의 매 경기 안타를 치고 있는 반면, 다른 타순에 들어선 6경기에서는 4경기가 무안타였다. NC가 일단 지금 성적대로 계속 주로 8번에 둘 것인지, 아니면 상위나 중심타선으로 올려 과감하게 정면 돌파를 할 것인지도 흥미로워졌다. 사실 계속 쓰면 언젠가는 풀릴 미스터리인데 지금 팀 사정이 그렇게 여유가 있지는 않다. 어쩌면 한 번의 계기가 빨리 찾아와야 할 수도 있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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