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승환(왼쪽)-최형우. ⓒ 삼성 라이온즈
[스포티비뉴스=대구, 박성윤 기자] SK 와이번스 최정은 현재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뛰고 있는 전 한화 이글스 투수 류현진의 천적이다. 텍사스 레인저스 추신수는 메이저리그에서 양대리그 사이영상 수상에 성공한 워싱턴 내셔널스 맥스 슈어저 천적이다.

야구에는 천적 관계가 있다. 투수의 투구 템포와 타자의 타격 리듬이 묘하게 일치하거나, 타자가 투수의 공을 유달리 잘 보거나, 타자의 스윙 궤적이 투수가 던진 공의 궤적과 일치하거나, 다양한 이유에서 천적 관계가 만들어진다. 이런 경우는 투수가 어떤 공을 던져도 대개 타자가 공략에 성공한다.

긴 세월 동안 KBO 리그에서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삼성 라이온즈 마무리투수 오승환에게 '천적'이 나타났다. 전 동료이자 KIA 타이거즈 4번 타자 최형우가 주인공이다.

2002년 삼성에 입단한 뒤 방출, 경찰야구단을 거쳐 다시 삼성의 문을 두드린 최형우는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1군 경기에 나서기 시작했다. 오승환은 2005년 삼성 유니폼을 입으며 신인왕에 올랐고 2006년부터 삼성 마무리투수로 자리를 잡았다. 두 선수는 꽤 오랜 시간을 팀 동료로 동고동락했고 2010년대 삼성 왕조를 마무리투수와 4번 타자로 이끈 팀 대표 선수였다.

최형우가 2016년 시즌을 끝으로 FA(자유 계약 선수)로 KIA 유니폼을 입었다. 오승환은 2013년 후 일본프로야구를 거쳐 메이저리그까지 섭렵하고 올해 돌아왔다. 이제 상대 팀으로 만난 두 선수의 맞대결은 올해 벌써 두 번 펼쳐졌다. 결과는 최형우의 완승이다.

두 선수의 첫 맞대결은 지난 7월 15일에 벌어졌다.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두 팀의 대결에서 2-2 동점인 2사 1, 3루에 두 선수가 만났다. 최형우는 볼카운트 1-1에서 3구를 타격해 우월 3점 아치를 그려 팀 5-2 승리를 이끌었다. 오승환은 맥없이 무너졌다.

한 번의 대결로 모든 걸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두 번은 다르다. 두 번째 대결은 19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다시 한 번 일어났다. 오승환은 KIA가 6-5로 앞선 8회초 2사 1, 3루에 마운드에 올랐다. 타석에는 최형우.

오승환은 볼카운트 1-1에서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선택했는데 최형우 방망이에 걸렸다. 타구는 우익선상으로 굴렀고 2타점 적시 2루타가 됐다. 오승환은 이후에 나지완에게 좌전 안타를 맞고 최형우에게 홈을 내줬다. 오승환은 0이닝 2피안타 1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오승환 KBO 리그 데뷔 6번째 0이닝 투구다.

최형우는 늘 오승환과 대결에 대한 소감에 "노코멘트"로 말을 아끼고 있지만, 단 두 타석 대결에서 압도적인 결과를 내고 있다. 2안타가 모두 오승환이 강한 클러치상황에서 나왔고, 홈런과 2루타 모두 장타라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

오승환에게도 천적이 있었다. 다만, 너무 가까이 있어 상대할 기회가 없어 늦게 만났을 뿐이다.

스포티비뉴스=대구, 박성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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