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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 시선] 최악의 불운남… 화이트의 가능성, 재계약 후보로 남을까

네이버구독_201006 김태우 기자 skullboy@spotvnews.co.kr 2020년 09월 19일 토요일
▲ 불운의 부상 두 차례에 시즌아웃이라는 비극을 맛본 타일러 화이트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타일러 화이트(30·SK)는 적어도, 올 시즌 KBO리그에서는 가장 불운한 사나이라고 할 만하다. 열심히 훈련하고, 열심히 노력했는데 치명적인 부위에 공을 두 번이나 맞았다. 결국 딱 9경기를 뛴 채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망연자실이라는 표현이 딱 어울린다.

팔꿈치 부상으로 퇴출된 닉 킹엄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입단한 화이트의 불운은 KBO리그에서의 두 번째 경기부터 시작됐다. 8월 25일 사직 롯데전에서 아드리안 샘슨의 공에 오른손 검지를 맞았다. 골절 판정이 나왔다. 타격 매커니즘상 오른손 검지에 큰 부하가 걸리지 않아 예상보다 일찍 복귀했으나 보름의 시간이 지난 뒤였다. 여기에 수비는 하지도 못했다.

이보다 더 큰 불운은 9월 17일 인천 NC전에서 찾아왔다. 타격감을 끌어올리던 화이트는 17일 드류 루친스키의 몸쪽 공에 반응하다 왼손을 맞았다. 타박상 정도로 기대를 걸었으나 정밀 검진 결과 왼손 다섯 번째 중수골이 골절됐다는 최악의 소식이 날아들었다. 회복에만 8주가 걸린다는 소견이다. 사실상 시즌 아웃이다. 18일 인천 NC전에 앞서 화이트는 깁스를 한 채 그라운드만 쳐다보고 있었다.

화이트 개인적으로도 큰 불운이지만, SK 팀 전체로 봐도 큰 불운이다. SK는 오랜 기간 지켜본 화이트가 올해 좋은 성적을 거두면 내년 재계약도 고려할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판단할 시간이 단 9경기, 그것도 실전 감각이 다 올라오지도 않은 9경기였다. 첫 부상 탓에 지명타자로만 나와 수비 능력은 확인조차 못했다. SK가 한숨을 쉬는 이유다.

그렇다면 화이트와 SK의 인연은 이것으로 끝일까. 검증을 못했으니 그럴 가능성이 커진 건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불운 뒤에 보여준 화이트의 가능성에도 주목할 필요는 있다. 어차피 SK는 수년간 화이트의 정보를 쌓았고, 그 정보대로 증명된 지표들이 제법 있기 때문이다.

SK는 영입 당시 화이트의 힘도 힘이지만, 선구안과 정확도에 높은 점수를 줬다. 표본이 풍부하게 쌓인 마이너리그에서도 숫자로 잘 나타났던 부분이다. 미국에서 경기를 뛰지 못한 데다 자가격리 2주, 그리고 부상 기간 탓에 당장의 타격감 자체는 기대하기 어려웠다. 9경기 타율(.136)보다는 다른 지표에서 가능성이 드러났다.

▲ 화이트는 선구안과 정확도가 좋다는 SK의 당초 판단을 뒷받침할 몇몇 가능성을 남겼다 ⓒ한희재 기자
일단 공은 잘 골랐다. 현역 시절 강타자였던 박경완 SK 감독대행도 “선구안이 좋다. 팀이 영입했을 당시 보도자료에 나왔던 장점들이 보인다”고 했다. 화이트는 타율은 0.136이었으나 출루율은 이보다 크게 높은 0.367이었다. 삼진은 딱 한 번이었는데 볼넷이 6개였다. 삼진 비율은 3.3%, 볼넷 비율은 20%에 이르렀다. 

타석당 투구 수는 4.77개에 이르렀다. 물론 실전 감각을 위해 스스로 공을 조금 더 본 경향도 있었겠으나 유인구에 쉽게 따라 나가지 않았다. 2S 이후 콘택트 비율은 기대보다 더 높았고, 존 바깥으로 떨어지는 공에 대한 참을성도 마찬가지였다. 이런 화이트의 헛스윙 비율은 7%에 불과했다. 또한 어쨌든 땅볼(6개)보다는 뜬공(12개)이 더 많았다. 3개의 안타 중 홈런 1개, 2루타 1개를 기록하면서 힘도 보여줬다. 

물론 투수들이 화이트의 약점을 분석해 파고들 시간은 없었다. 높은 쪽 코스에 약점이 있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그래서 검증이 안 된 부분은 불안하다. 하지만 타격감이 완전히 올라오기 전임에도 불구하고 화이트는 출루율과 선구안 측면에서 뚜렷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는 SK 타선에 가장 필요했던 요소였다. 가장 큰 불안 요소였던 몸 상태는 함께 해보며 대충 판단이 섰을 터다.

시즌이 끝난 뒤 SK는 여러 옵션을 두고 검토를 거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전반적인 사정상 외국인 투수 2명, 외국인 타자 1명을 선택하는 게 유력해 보인다. 화이트를 데려오기 전에도 우선 순위는 투수였다. 그렇다면 화이트와 제이미 로맥이 후보로 떠오를 수도 있고, 시장에 더 좋다고 판단하는 선수가 풀릴 수도 있다. 아직은 어떤 결론이 나올지 이야기할 수 없는 이유다. SK의 다음 선택이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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