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배정대(오른쪽)가 18일 수원 두산전에서 4-4로 맞선 11회말 끝내기 솔로홈런을 때려낸 뒤 기뻐하고 있다. ⓒ수원,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고봉준 기자] 연승 행진에는 걸림돌이 없다지만, kt 위즈의 고공행진에는 더욱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

kt가 마침내 창단 후 처음으로 후반기 공동 3위라는 쾌거를 써냈다. kt는 18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셔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서 5-4 승리를 거두고 기존 3위 LG 트윈스와 함께 어깨를 나란히 했다. 4-3로 앞서던 9회 동점을 허용했지만, 11회 배정대가 끝내기 솔로홈런을 터뜨리면서 기쁨을 맛봤다.

전날 두산전 3-0 승리로 창단 후 처음으로 후반기 4위를 기록했던 kt는 하루 뒤 공동 3위로 위치를 격상시켰다. 2015년 1군 진입 후 최초의 쾌거다.

9회 동점 허용을 제외하면, 모든 톱니바퀴가 알아서 돌아간 경기였다. 선발투수 소형준이 5이닝 6안타 1볼넷 3삼진 2실점 호투하며 승리의 발판을 놓았고, 연장 막판 동점 상황에서 배정대가 해결사 노릇을 하며 마침표를 찍었다.

눈으로 보이지 않는 승리 요인도 있었다. 바로 깜짝 타순과 수비 시프트의 적중이었다.

이날 kt 이강철 감독은 5번타자로 기존 외야수 유한준 대신 포수 장성우를 기용했다. 유한준에게 하루 휴식이 필요한 상황에서 평소 같으면 박경수를 투입했겠지만, 올 시즌 두산과 11차례 맞대결에서 타율 0.429(35타수 15안타) 1홈런 9타점으로 유난히 강했던 장성우를 중심타자로 투입했다.

▲ kt 장성우(오른쪽)가 18일 수원 두산전에서 1회말 3점홈런을 터뜨린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수원, 한희재 기자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장성우는 1-0으로 앞선 1회 1사 1·3루에서 최원준의 시속 129㎞ 슬라이더를 3점홈런으로 연결하면서 리드를 4-0으로 벌렸다. 힘들이지 않고 때린 타구가 큼지막한 포물선을 그리며 좌측 담장을 넘어갔다. kt는 이 홈런을 앞세워 시종일관 경기 흐름을 주도할 수 있었다.

수비 시프트도 적중했다. kt는 전날 경기에서 오재일, 김재환,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와 같은 두산 좌타자들을 상대로 우측 일변도의 수비 시프트를 활용해 재미를 봤다. 다음날 경기를 앞두고 만난 이강철 감독이 “운이 많이 따랐다. 수비 시프트가 잘 맞아떨어지지 않으면, 경기가 풀리지 않을 수도 있는데 이날 효과를 많이 봤다”며 3-0 승리의 요인으로 꼽을 정도였다.

이러한 전략은 18일 경기에서도 유효했다. 1회 오재일의 2루 방면 타구를 비롯해 2회 김재환, 8회 페르난데스의 우측 타구 모두 2루수가 아닌 유격수 심우준이 잡아내 처리했다.

이틀 연속 두산 좌타자들을 봉쇄한 kt는 평소보다 쉽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고, 결국 5-4 승리를 거두면서 5위 두산과 격차를 2게임으로 벌렸다. 그리고 기존 3위 LG 트윈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2위 키움 히어로즈와 간격도 2게임으로 좁혔다.

이날 경기 전 “이제 아래보다 위가 더 가까워진 느낌이다”는 사령탑의 농담 아닌 농담이 현실로 다가오는 kt다.

스포티비뉴스=수원, 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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