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배정대(왼쪽)와 소형준이 18일 수원 두산전에서 11회말 5-4 끝내기 승리를 거둔 뒤 기뻐하고 있다. ⓒ수원,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고봉준 기자] 치열한 상위권 싸움 속에서 계단 하나하나를 차근차근 밟고 올라가는 사령탑은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kt 위즈 이강철 감독은 19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리는 SK 와이번스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경기 막판 뒤집기 패배를 당하는 승부가 많았는데 올해는 그렇지 않다. 선수들에게 이기는 힘이 생겼다”며 활짝 웃었다.

kt는 전날 수원 두산 베어스전에서 5-4로 이기며 최근 3연승을 달렸다. 9회 4-4 동점을 허용하면서 분위기가 가라앉았지만, 배정대가 11회 끝내기 솔로홈런을 터뜨리면서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승리로 LG 트윈스와 함께 공동 3위로 올라섰고, 또 2위 키움 히어로즈를 2게임 차이로 압박했다.

kt로선 2015년 1군 진입 후 처음으로 후반기 공동 3위 도약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달랐다. 8월까지만 하더라도 6위 롯데 자이언츠와 1게임 격차의 5위였지만, 9월 가장 많은 12승(4패)을 챙기면서 상위권으로 뛰어오른 kt다.

이 감독은 “10회 1사 만루 찬스에서 다들 경기가 끝날 줄 알았다. 그런데 점수를 내지 못했다. 내가 ‘괜찮아, 괜찮아’라고 독려했지만, 덕아웃 분위기가 썰렁하더라”며 웃고는 “그래도 배정대의 끝내기 홈런으로 이길 수 있었다. 일단 이기면 좋다. 연장 피로감이 사라지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 kt는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은 14차례의 연장전을 치렀다. 결과는 8승1무5패(승률 0.615). 지난해 4승2무5패(승률 0.444)보다 2할 넘게 연장전 승률을 끌어올리면서 긴 승부의 피로감을 자연스럽게 해소하고 있다.

이날 역시 뒤집기 패배를 당하면 연승 흐름이 끊길 위기였지만, 마지막까지 주도권을 붙잡으면서 3연승을 이어갈 수 있었다.

이 감독은 “지난해 가을야구 진출 싸움을 하면서 치렀던 중요한 경기들을 이기면서 선수들이 소중한 경험을 쌓았다. 그리고 이 부분이 올해 실전에서 효과를 보고 있다. 특히 어린 선수들이 스스로 이겨내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고 설명했다.

최근 3연승을 달리고 있는 kt는 이제 더 높은 곳을 향해 전진한다. 일단 공동 3위 LG와 격차를 벌리면, 창단 후 사상 첫 후반기 2위라는 값진 기록을 써낼 수 있다.

이 감독은 “어느덧 아래보다는 위가 가까워졌다. 빨리 상위권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말로 각오를 대신했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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