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자이언츠 허문회 감독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부산, 박대성 기자] "내려놓고 경기에 집중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하지만 매 경기 상황에 집중하려면, 머리를 비워야 한다. 머리를 비우는 팀이 막판에 올라간다고 생각한다."

롯데 자이언츠 허문회 감독이 '8치올(8월에 치고 올라간다)'를 지나서 9월에 왔다. 12일부터 18일까지 원정길에서 3승 3패를 기록했다. 9위 SK 와이번즈에 2연패는 아쉽지만, 상위권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전에서 3승 1패는 고무적이었다.

18일에는 LG 불펜을 무너트리며 승리했다. 6회초 이대호의 1타점 적시타로 1-3으로 추격했다. 운명의 7회초에 득점 기회를 놓치지 않으며 3-3 동점 균형을 맞췄고, 8회초 이병규의 2타점 우전 적시타로 5-3 역전승을 해냈다.

19일에는 올 시즌 KBO리그 선두 NC 다이노스를 만났다. 박세웅의 7이닝 투구수 92개 5안타 1볼넷 4삼진 무실점 역투와 단단한 수비로 NC 타선을 잠재웠다. 2회말과 3회말 2번의 만루 기회를 놓쳤지만, 전준우와 이병규가 나란히 투런포를 장식하며 짜릿한 5-1 승리를 챙겼다. 시즌 성적은 108경기 56승 1무 51패로 5위 KIA 타이거즈와 2.5 게임차다.

5강 희망 불씨를 살리는 상승세다. 허문회 감독은 시즌 중반 90~100경기, 8월 승부처를 말했지만 지금은 매 경기에만 집중한다. 어쩌면 승부처였던 9월 1일 kt 위즈전 2-11 패배 뒤에 생각을 바꿨다.

매 경기 집중하려면, 잡념을 지워야 했다. 좋은 경기든 나쁜 경기든 되뇌이고 또 되뇌이면 스트레스를 받았다. "경기가 끝나면 끝이다. 0-10이나, 0-1이나, 똑같은 패배다. 좋은 것도 잊으려고 하고, 안 좋은 것도 잊으려고 한다. 전날 경기만 복기하며 스트레스를 받더라"는 말에서 알 수 있었다.

허문회 감독은 잡념을 없애고 머리를 비우기 위해서 잠깐 넷플릭스 시리즈에 몰두하거나, 경기장에 도착해 1시간 정도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다. "(나쁜 기운은) 바이러스처럼 퍼진다"며 지도자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고스란히 덕아웃에 전달될 거로 생각해서다. 

하지만 아침에 일어날 때나, 운전을 할 때면 문득문득 전날 경기가 머릿속을 파고든다. 그럴 때면 “받아들여야 한다. 최선을 준비하고 하늘에 맡겨야 한다. 빨리 잊어버리자”라며 다음 경기에 최대한 몰입하려고 했다.

허 감독의 '비우기'는 선수들에게 전달됐다. 잡념을 잊어버리고 매 순간에 집중하려고 한다. 19일 NC전에서 쐐기 투런포를 친 전준우는 "중요한 경기를 반드시 잡아야겠다고 생각하면 더 안됐다. 항상 더 마음을 비우고 경기에 임한다. 감독님도 할 수 있는 것만 하라고 하신다. 부담을 안주려고 하신다. 지고 있어도 미안한 마음에 더 열심히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롯데는 20일 NC전 더블헤더 뒤에 kt, 한화, KIA, LG와 연달아 2연전을 치른다. 5강 싸움에 근접하려면 9월 말까지 최대한 승리를 쌓아야 한다. 잡념을 없애고, 머리를 비우는 롯데가 후반기 막판에 치고 올라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스포티비뉴스=부산, 박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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