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류중일 감독.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이기고 싶어한다고 이겨지지 않는다. 승부수라는 게 특별한 게 아니다. 이길 수 있는 경기를 잡아야 한다. " LG 류중일 감독은 일주일 전 13일 삼성전을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남은 정규 시즌 동안 적어도 앞서고 있는 경기는 반드시 잡겠다는 의지였다.

역시 마음 만으로는 결과를 얻을 수 없었다. LG는 15일부터 20일까지 6경기에서 세 번이나 역전패했다. 한 경기 한 경기 모두 과정이 좋지 않은 패배였다. 1점 차 살얼음판 리드가 아니라 모두 5회 이후 2점 이상 앞선 경기를 내줬다. 

20일 두산과 시즌 최종전에서는 '3일 연투는 없다'는 불펜 운영의 원칙 하나를 깨면서까지 리드를 지키려 애썼지만 이 시도가 오히려 발목을 잡았다. LG는 5-6, 9회말 역전 끝내기 패배로 공동 3위에서 4위로 내려앉았다. 

3일 연투가 불가피했을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과거는 3일 연투가 승부수 아닌 자충수라고 말한다. 20일 경기에서 이를 재확인했다. 

▲ LG 진해수. ⓒ 한희재 기자

7회까지는 LG가 5-2로 앞섰다. 선발 매치업에서 밀리는 경기였는데도 로베르토 라모스와 김민성의 활약으로 3점 리드를 잡았다.

그런데 LG 류중일 감독과 최일언 투수코치에게는 8회 3점 리드를 지킬 투수 한 명이 보이지 않았다. 6회부터 등판했던 진해수를 8회에도 올렸다가 무사 만루 위기만 자초했다.

기록은 진해수의 2이닝 3실점이지만 그에게 책임을 돌릴 수 없었다. 진해수는 이미 18일 롯데전과 19일 두산전에 연달아 등판한 상태였다. 18일은 ⅓이닝 5구, 19일은 1⅔이닝 12구, 20일 7회까지 2이닝 19구로 투구 수만 많지 않았을 뿐 2경기가 멀티 이닝이었다.

이 경기는 진해수의 네 번째 3일 연투다. 진해수는 지난 3차례 3일 연투한 경기에서 합계 1⅓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안타 3개, 볼넷 1개, 몸에 맞는 공 1개를 허용할 정도로 경기 내용이 좋지 않았다.

▷ 진해수 3일 연투 일지(3일째 경기 3⅓이닝 5실점)

7월 19일 한화전 1이닝 1피안타 2탈삼진 1실점
7월 31일 한화전 ⅓이닝 1피안타 1볼넷 1실점
8월 30일 두산전 0이닝 1피안타 1몸에 맞는 공
9월 20일 두산전 2이닝 1피안타 3볼넷 2탈삼진 3실점

정우영은 올해 한 차례 3일 연투가 있었다. 8월 27일 kt전이 3일째 경기였는데 1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볼넷 하나와 몸에 맞는 공 2개를 허용하며 불안감을 노출했다.

지금까지 LG는 불펜 혹사 논란에 '3일 연투는 없다', '투구 수가 많지 않다', '컨디셔닝 파트와 상의한다'는 세 가지 논리로 반박해왔다. 

그러나 혹사인지 아닌지를 제쳐두고 이 판단이 옳았는지는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지금까지 있었던 '예외적인' 3일 연투가 앞서는 경기를 잡기 위한 최선의 판단은 아니었다는 점이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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