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콜비 코빙턴은 백악관에 초대받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적도 있다.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기자] 콜비 코빙턴(32, 미국)은 지난 20일 UFC 파이트 나이트 178에서 타이론 우들리에게 5라운드 1분 19초 TKO로 이겼다. 경기 흐름을 지배한 완승이었다.

코빙턴은 기세 등등했다. 경기 후 ESPN과 인터뷰에서 "생각한 대로 이겼다. 우들리를 완파할 줄 알았다. 시간문제였을 뿐이다. 내가 웰터급 역대 최강자라는 사실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거들먹거리는 자세는 여전했다.

그때 걸려 온 전화 한 통, 코빙턴의 표정이 싹 바뀌었다. 퇴근하고 귀가한 아빠를 반갑게 맞이하는 6살 아이처럼 해맑게 웃기 시작했다.

"오, 미스터 프레지던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 축하 전화였다.

코빙턴은 트럼프 대통령의 절대적인 지지자다. 세상 무서울 것이 없는 '천둥벌거숭이'지만 트럼프 대통령 앞에선 '온순한 양'이 된다. 지난 13일 대통령 주최 행사에 초대받은 코빙턴은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를 기원한다'며 악수를 청하자 '세상에 이런 영광이 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인 바 있다.

이번 통화에서도 그랬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신은 대단한 파이터입니다. 어떻게 그렇게 쉽게 이길 수 있습니까? 오늘 당신의 경기를 꼭 보고 싶었습니다. 축하합니다"라고 말하자, 코빙턴은 '용의 기운'이라는 표현을 써 가며 황송해했다.

▲ 거만한 표정의 콜비 코빙턴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전화를 받고 아이처럼 기뻐하고 있다.

"지난 일요일 행사에서 대통령께서 악수를 해 주셔서 저에게 '용의 기운(the dragon energy)'이 전달됐습니다. 킹콩이 내 앞에 있다고 해도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당신과 악수를 하고 나선 절대 질 수 없었습니다."

이등병처럼 기합이 확 들어 있었다.

"당신도 내 팬이고, 나도 당신의 팬입니다. 코빙턴 당신이 자랑스럽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빙턴이 좋아할 말만 골라서 했다. 그러자 코빙턴은 "곧 새 챔피언 벨트를 들고, 오는 11월 3일(미국 대통령 선거일) 승리할 대통령을 찾아뵙겠습니다"라고 답례했다.

통화가 끝나자 코빙턴은 "와우" 감탄사를 반복하며 감격했다. 우들리를 이겼을 때보다 더 기뻐했다.

코빙턴은 UFC 웰터급 랭킹 2위의 강자다. 전적 16승 2패. UFC 7연승을 달려 지난해 12월 챔피언 카마루 우스만에게 도전했다가 TKO로 졌다. 코빙턴은 다시 한번 웰터급 타이틀에 도전하려 한다. 우스만과 재대결에선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친다.

트럼프 대통령도 승리가 필요하다. 오는 11월 3일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의 도전을 받는다. 

서로의 팬이라는 두 파이터들(?)은 나란히 웃을 수 있을까? 두 사람 모두에게 충만한 '용의 기운'이 깃들어야 한다.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기자

▲ 콜비 코빙턴은 지난 20일 UFC 파이트 나이트 178에서 타이론 우들리에게 TKO승을 거두고 기세 등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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