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의 2차지명을 받은 강릉고 김진욱은 “어릴 적부터 응원하던 롯데의 유니폼을 입게 돼 기쁘다”고 활짝 웃었다. ⓒ한희재 기자
-롯데 유니폼 입은 ‘롯데팬’ 강릉고 김진욱
-지난해 최동원상 수상자로 의미 남달라
-“현실이 된 ‘롯진욱’ 별명 자랑스럽다”

[스포티비뉴스=KBO, 고봉준 기자] 그토록 그리던 프로 무대다. 그것도 어린 시절부터 응원해온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이 까까머리 야구소년을 기다리고 있다.

강릉고 좌완투수 김진욱(18)이 21일 진행된 2021년도 KBO 신인 드래프트 2차지명에서 롯데의 1라운드 1순위 호명을 받았다. 이로써 올해 고교 무대에서 최고 좌완으로 꼽힌 김진욱은 예상대로 롯데 유니폼을 입고 내년부터 프로 무대를 누비게 됐다.

2차지명 직후 연락이 닿은 김진욱은 “어릴 적부터 응원하던 롯데의 유니폼을 입게 돼 정말 기쁘다. 주위에서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지만, 정작 결과가 나올 때까지 안심할 수 없었다”면서 “무엇보다 최근 얻은 ‘롯진욱’이라는 별명이 현실로 이어져 뿌듯하다. 또, 2라운드 전체 1순위로 뽑혀 더욱 기쁘고 감격스럽다”고 활짝 웃었다.

신장 185㎝·체중 90㎏의 건장한 체구를 지닌 김진욱은 좌완으로서 시속 140㎞대 후반의 빠른 공을 던지며 롯데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더불어 직구를 돋보이게 하는 날카로운 슬라이더와 특급 에이스로서 경기를 풀어나가는 능력까지 뽐내며 8월 대통령배에서 강릉고를 사상 첫 전국대회 정상으로 올려놓기도 했다.

▲ 김진욱의 역동적인 투구 동작. ⓒ한희재 기자
이날 야구부 숙소에서 TV로 2차지명을 지켜봤다는 김진욱은 “초등학교 2학년 때 처음 야구공을 잡은 뒤 3학년 때 전학을 간 수원신곡초에서 본격적으로 야구를 시작했다. 이후 정말 많은 선배님들을 바라보며 프로의 꿈을 키웠다”고 감격을 표했다.

이어 “야구팬이신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어릴 적부터 야구를 좋아하게 됐고, 또 당시 화끈한 플레이를 펼쳤던 롯데야구를 보며 팬이 됐다. 그런데 내가 그토록 좋아하던 롯데의 2차지명을 받았다. 아직도 얼떨떨하다”고 롯데행이 지닌 기쁨을 말했다.

롯데팬 김진욱과 롯데의 인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김진욱은 지난해 유신고 소형준(현 kt 위즈), 덕수고 정구범(현 NC 다이노스), 휘문고 이민호(현 LG 트윈스) 등 쟁쟁한 1년 선배들을 제치고 ‘고교 최동원상’을 안았다. 고교 최동원상은 롯데의 전설적인 우완투수인 고(故) 최동원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상으로 김진욱은 지난해 21경기에서 11승 1패 평균자책점 1.58라는 압도적인 활약으로 고교 최동원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김진욱은 “지난해 뜻깊은 상을 받았는데 상의 주인공이신 최동원 선배님께서 뛰셨던 롯데에서 활약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 올해 6월 황금사자기에서의 김진욱. ⓒ한희재 기자
김진욱에게 2차지명 첫 번째 카드를 행사한 롯데의 기대도 크다. 롯데는 지난해 최하위를 기록하면서 2021년도 KBO 신인 드래프트 2차지명에서 1순위 카드를 얻었다. 유력후보는 역시 김진욱. 현재 좌완투수들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김진욱은 왼손 품귀 현상을 해결할 적임자로 일찌감치 높은 점수를 받았다.

롯데 성민규 단장 역시 21일 스포티비뉴스와 통화에서 “완성형 투수로 평가받는 김진욱을 영입해 기쁘다. 김진욱은 고교 시절 내내 전국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앞으로도 관리만 잘 받는다면 프로 무대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교 3년간 16승 3패 평균자책점 1.83(155.2이닝 31자책점)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남긴 뒤 8월 대통령배 우승을 끝으로 올 시즌을 일찌감치 마친 김진욱은 현재 간단한 캐치볼과 웨이트트레이닝으로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강릉고 최재호 감독이 프로행을 확정 지은 김진욱에게 휴식이라는 배려를 선물한 덕분이다.

새 둥지가 정해진 만큼 다시 구슬땀을 흘리겠다는 김진욱은 “오늘 2차지명 현장을 가지 못해서 너무나 아쉽다. 하루빨리 코로나19 사태가 잠잠해져 롯데팬들과 만날 수 있는 자리가 있길 바란다. 롯데팬들의 열정적인 응원도 기다려진다”고 힘주어 말했다.

스포티비뉴스=KBO, 고봉준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