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덕수고 내야수 나승엽. ⓒ한희재 기자
-8월 미국 진출 선언했던 덕수고 나승엽
-롯데의 2차지명 받으면서 거취 관심
-미국행은 기존대로 추진…롯데는 계속 설득

[스포티비뉴스=KBO, 고봉준 기자] 덕수고 내야수 나승엽(18)이 결국 롯데 자이언츠의 선택을 받았다. 이제 남은 관건은 미국행 성사 여부다.

나승엽은 21일 진행된 2021년도 KBO 신인 드래프트 2차지명에서 롯데의 2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롯데, 위험 감수하고 ‘미국행 선언’ 나승엽 지명
올해 고교 무대에서 최대 야수로 평가받은 나승엽은 미국 진출과 KBO리그 데뷔 사이에서 고민을 거듭했다. 동기인 덕수고 우완투수 장재영(18)과 함께 미국행을 꿈꿨지만, 코로나19로 미국 마이너리그가 중단되면서 고심이 깊어졌다.

먼저 장재영이 국내 잔류를 택한 가운데 나승엽은 기존 계획대로 미국행을 결심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24일 진행된 1차지명을 앞두고 이러한 내용을 KBO로 전달했다. 1차지명 유력후보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추후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미국행 계획을 알린 것이다.

그러나 한 달 사이 나승엽의 2차지명 가능성이 야구계 안팎에서 제기되기 시작했다. 몇몇 구단이 혹시 모를 계약 무산 가능성을 고려하고 나승엽을 지명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결국 KBO는 이번 2차지명을 앞두고도 나승엽 측에게 해외 진출 의사를 재차 물었다. 물론 답변은 같았다.

그런데 뚜껑을 연 결과, 나승엽의 이름을 호명한 구단은 다름 아닌 롯데였다. 1차지명 유력후보로 일찌감치 나승엽을 점찍었지만, 미국행 선언으로 마음을 돌렸던 롯데는 지명권을 하나 버릴 수 있는 위험 부담을 감수하기로 했다.

▲ 덕수고 내야수 나승엽의 타격 장면. ⓒ한희재 기자
롯데 성민규 단장은 21일 스포티비뉴스와 통화에서 “나승엽은 내가 시카고 컵스 스카우트로 있을 때부터 지켜봤던 선수다. 롯데 단장이 된 후로도 관심은 계속됐다”면서 “지명권을 하나 잃더라도 선수의 가치를 생각할 때 위험을 감수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해외 진출 문제가 남아있지만 마지막까지 영입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나승엽 측 “롯데 관심은 감사, 미국행 의지는 여전”
롯데가 지명권을 행사했지만, 나승엽 측은 예정대로 미국행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나승엽 아버지인 나희철(48) 씨는 “(나)승엽이가 이번 2차지명에서 호명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는 전해 들었다. 그런데 이미 미국 진출을 선언한 상황이라 가능성이 낮다고 봤는데 실제로 선택을 받게 돼 당황스럽다”면서 “롯데의 관심은 너무나 감사하지만, 그간 수차례 밝혀왔듯이 우리는 변함없이 미국행을 계획하고 있다. 무엇보다 승엽이 본인의 의지가 가장 강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에도 마이너리그가 열리지 않는다면, 우리로서도 고민이 깊어질 것 같다. 불안한 마음은 사실이다. 그래도 큰 변수가 없는 한, 미국행은 계속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당초 나승엽의 미국행 선언을 놓고 일각에선 다른 구단과의 접촉 의혹이나 선수의 롯데행 의지 결여 등을 숨은 이유로 거론하기도 했다. 그러나 나승엽이 다른 구단이 아닌 롯데의 선택을 받으면서 나승엽 측은 부담감을 조금 내려놓고 미국행을 계속 추진할 수 있게 됐다. 롯데 역시 선수 측이 부담을 가지지 않는 선에서 설득을 진행하겠는 입장이다.

이번 2차지명으로 신인 드래프트와 관련된 논란을 일단락지은 나승엽에게 남은 과제는 이제 미국행 성사뿐이다.

스포티비뉴스=KBO, 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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