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열린 KBO 2차 신인드래프트에서 한화 1차지명 정민규가 소개되고 있다. ⓒKBO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한화 이글스가 신인 드래프트에서 7년 만에 다른 이정표를 따라갔다.

한화는 21일 열린 KBO 2차 신인드래프트에서 10명의 신인 선수를 지명했다. 지난달 31일 뽑은 1차지명 신인 정민규까지 포함하면 총 11명의 선수가 내년 한화에 입단한다. 그런데 그중에 한화의 '요람'과도 같던 천안북일고 출신 선수가 1명도 없다.

한화는 지금까지 북일고 출신 선수들을 많이 지명했다. 북일고 자체가 한화그룹 소속 북일 재단에 속해 있고 충청 연고지 안에 있어 걸출한 신인선수들은 대부분 한화에 입단했다. 한화는 2017년 김병현, 2018년 성시헌, 2019년 변우혁, 2020년 신지후까지 최근 4년 연속 북일고 출신을 1차 지명에서 뽑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 지명에서 한화가 달라졌다. 한화는 1차지명에서 부산고 내야수 정민규를 뽑으며 방향성을 확실히 했다. 직전 시즌 8~10위는 전국구 지명을 할 수 있도록 규정이 바뀌었기 때문에 가능하긴 했지만 한화가 마음을 먹었다면 북일고에서 지명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한화는 '거포 자원'이 필요하다는 확실한 목표의식 아래 쟁쟁한 투수 후보들도 제치고 장타력 있는 내야수를 택했다.

2차 신인드래프트에서도 북일고 출신보다 더 한화가 뽑고 싶고 필요로 하는 선수를 많이 뽑았다. 1차, 2차 신인드래프트를 통틀어 한화에 북일고 출신 선수가 한 명도 없던 것은 2013년 이후 처음이다.

▲ 정민철 한화 단장 ⓒ한희재 기자

정민철 한화 단장은 21일 지명 후 "좌완 선발을 찾고 있었다"고 김기중을 뽑은 이유를 밝혔다. 이어 2라운드 내야수 송호정에 대해서는 "기동력 있는 내야수를 찾았다", 3라운드 투수 조은은 "투수 구성 다양화를 고민하면서 지켜봤다. 희소성 있는 언더 투수다. 타점이 박종훈(SK)처럼 낮다"고 설명했다.

한화는 1차, 2차를 통틀어 투수 6명, 포수 2명, 내야수 3명을 뽑았다. 필요성을 느끼지 않은 외야수는 한 명도 뽑지 않을 만큼 철저하게 계획을 세우고 지명회의에 들어갔다. 북일고는 연고지 한화조차 지명하지 않으면서 신인드래프트가 처음 정식으로 생긴 1983년 한 명도 지명받지 못한 뒤 37년 만에 다시 프로를 배출하지 못하는 슬픈 결과를 받아들어야 했다.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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