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년 전체 100순위로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은 영문고 외야수 양현진 ⓒ 영문고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마지막에 안 될 줄 알고 마음 놓고 있었거든요. 100번째 지명에 이름 듣고 다리에 힘 풀렸죠."

21일 열린 2021 KBO 신인 2차 드래프트. 가장 마지막 순간 두산 베어스가 호명한 100번째 신인 선수는 영문고 3학년 우투우타 외야수 양현진(18)이었다. 키 190cm 몸무게 93kg의 좋은 체격 조건이 '화수분 야구'를 이끄는 두산 스카우트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올 시즌 성적은 타율 0.319(47타수 15안타), 2루타 1개, 3타점, 7도루를 기록했다. 

두산 관계자는 "이복근 스카우트 팀장이 적극 추천한 선수였다. 키가 190cm나 되고, 힘만 붙으면 정말 좋은 선수가 될 것 같았다. 한번 키워보자고 의견이 모였다. 지금 우리 팀은 거포를 키워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두산은 이번 드래프트에서 양현진을 비롯한 야수 4명을 모두 우타자로 지명했다. 현재 중심 타선을 이끄는 김재환(32), 오재일(34), 최주환(32)의 다음 세대를 생각했다. 또 베스트 라인업은 물론 대타 요원들도 모두 좌타자에 편중된 현실도 고려했다. 두산은 양현진이 2018년 2차 100순위 내야수 권민석(21), 2020년 2차 99순위 외야수 안권수(27)처럼 빠르게 팀에서 성장해주길 기대했다.

양현진은 형과 함께 집에서 프로 구단에 이름이 불리길 기다리고 있었다. 지명 뒤 연락이 닿은 양현진은 "감격스러웠다. 형이랑 가족 모두 다들 축하한다고 이야기해줬다. 부모님께서 맛있는 것 먹자고, 먹고 싶은 것 다 사준다고 하셔서 소고기부터 먹으려고 한다"고 답하며 웃었다. 

이어 "야구를 할 수 있게 해주신 부모님과 형, 누나 등 가족에게 감사하다. 고등학교 때 야구가 정말 많이 늘어서 영문고 감독님께도 감사를 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 두산은 양현진이 우타 거포로 성장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 양현진
김민우 영문고 감독은 "한 명도 지명을 받지 못할까봐 걱정했는데, 그래도 마지막 100번째로 양현진 선수가 지명을 받아서 다행이고 정말 기분 좋다. 영문고는 늦게 창단(2017년)한 팀이지만, 최근 3년 연속 프로 지명 선수를 배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이야기했다. 영문고 출신으로는 2019년 외야수 박수용(KIA, 2차 6라운드), 투수 서상준(SK, 2차 7라운드), 2020년 투수 박찬호(LG, 2차 10라운드)가 있다.

양현진의 강점은 밝은 성격과 거포로서 성장할 가능성이 큰 체격 조건이다. 김 감독은 "큰 키에 비해 발이 빠르고 어깨도 좋다. 팀에서는 중견수를 봤다. 지난해 홈런 2개를 때렸지만, 올해는 홈런이 없어 스카우트들 눈에 잘 띄지 않은 것 같다. 잠재력이 큰 선수고 파워만 갖춰지면 대성할 선수다. 요즘 우타자가 부족한데 오히려 그런 면에서 가치가 더 있다. 100번째 선수이니 계약금 적게 주고 데려가서 크게 키울 수 있는 선수라고 본다(웃음). 무엇보다 인성이 좋은 선수다. 아버지가 목사님이신데, 아버지 영향을 받고 자라서 그런지 인성이 정말 바른 선수"라고 칭찬했다. 

양현진은 "감독님께서 좋게 봐주신 것 같아서 감사하다. 팀이랑 잘 어울리는 성격이고, 분위기가 떨어지면 끌어올리려고 하는 편이다. 야구 선수로서 체격도 자신 있다. 콘택트는 아직 부족하지만, 장타력은 좋은 것 같다"고 자평했다. 

두산은 양현진에게 "조직력 있고 이기는 야구를 하는 팀"이라고 했다. 그는 "내게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팀에 합류하면 나와 잘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 팬들의 눈이 즐거운 야구를 할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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