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재인.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가수 장재인이 성범죄 피해자였다는 아픈 사실을 어렵게 털어놨다.

장재인은 2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 이야기를 꺼내기까지 11년이 걸렸다"며 "노래하는 제가 저와 같은 일, 비슷한 일을 겪은 누군가들에게 힘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장재인은 '입에 담고 싶지 않은 성범죄 사건'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고백했다. 최근 꾸준히 심리 치료를 받고 있다는 장재인은 17살에 첫 발작을 겪었고, 18살에 이 사건을 계기로 극심한 불안증, 발작, 호흡곤란, 불면증, 거식·폭식으로 고통받았다고 토로했다. 

해당 사건의 범인은 장재인과 비슷한 또래의 남성이었다. 범인은 성범죄 가해자인 동시에 다른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받았던 피해자이기도 했다. 장재인은 "장재인은 "범인 역시 피해자라는 사실이 듣기 힘들었다. '그 아이 역시 피해자라면 도대체 나는 뭐지, 내가 겪은 건 뭐지' 라는 생각이 가장 가슴 무너지는 일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 장재인. 출처| 장재인 인스타그램
이 일로 "긴 시간 병과 함께 성장했고, 이제는 그것이 나의 일부가 돼버렸다"는 장재인은 "우선 '행복'이란 단어 자체를 내려놓았고, 낮은 자존감에 묶일 수밖에 없는 삶을 지나온 걸 인정했고, 무엇보다 1년간 약을 꾸준히 복용했더니 많은 증상들이 호전됐다"고 꾸준한 약물·심리 치료로 이전보다 평안을 되찾았다고 했다.

장재인은 음악으로 마음을 치유받았던 자신처럼, 자신의 노래로 누군가를 치유하고 싶다고 했다. 11년간 감춰왔던 아픈 상처를 직접 드러낸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어릴 적 나와 똑같은 일 겪고도, 아니면 다른 아픈 일 겪고도 딛고 일어나 멋지게 노래하는 가수들을 보면서 버텼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내가 받은 그 용기를 내가 조금만이라도 전할 수 있다면, 그럼 내가 겪었던 사건들도 의미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최악의 상황에도 저를 붙잡았던 것 같고, 지금도 그럴 수 있다면 참 좋겠다 싶다"고 11년 동안 꺼내지 못했던 이야기를 고백한 이유를 밝혔다. 

또 "이젠 조금 어른이 돼 분별력이 생겼지만, 돌아보면 그때 '이 일이 생긴 건 네 잘못이 아니야'라고 말해주는 이가 있었다면 참 좋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며 "생각보다 많은 성피해자들이 피해자임에도 내가 그러했던 것처럼 수치심과 죄책감을 갖고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나는 나와 같은 일을 겪은 가수를 보며 힘을 얻고 견뎠다. 혹시나 아직 두 발 붙이며 노래하는 제가 같은 일, 비슷한 일을 겪은 누군가들에게 힘이 됐으면 한다"고 진심어린 바람을 전했다.

▲ 장재인. 출처| 장재인 인스타그램
11년 만에 이 이야기를 꺼냈다는 장재인의 말처럼, 주위에서도 이 일을 전혀 알지 못했다. SNS에 글을 쓰기 전, 글을 쓴 후에도 장재인은 자신이 어떤 사건으로 어떤 마음의 고통을 받고 있는지 전혀 내색하지 않았다고 한다. 

한 관계자는 스포티비뉴스에 "현재 새 앨범 막바지 준비 중인데 이 앨범을 준비한 기간이 꽤 길다. 오래 준비한 만큼 의미가 남다른 앨범인데, 그런 앨범을 마무리하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한 것으로 보인다. 정말 말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전한 것이 아닌가 싶다"고 했다. 

장재인이 11년간 숨겨온 이야기를 담담하게 고백하면서 팬들의 응원이 쏟아졌다. 두 번 장문의 글을 올린 장재인은 "막상 말하고 나니 너무 힘들다. 가슴이 안절부절하지만 주시는 댓글 보며 안정 시키려 노력 중이다. 그저 고맙다"라고 계속되는 응원과 지지에 화답했다.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mari@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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