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레이크 더 사일런스: 더 무비. 제공ㅣ빅히트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의 네 번째 영화 '브레이크 더 사일런스: 더 무비'가 베일을 벗었다. 가수들의 콘서트 비하인드를 담은 만큼 팬들의 전유물인 것만 같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한 편의 영화로서도 손색없는 서사가 담겨 있어 눈길을 끈다.

24일 개봉한 방탄소년단의 네 번째 영화 '브레이크 더 사일런스: 더 무비'(감독 박준수, 이하 브레이크 더 사일런스)는 한국 가수 최초 웸블리 스타디움 단독 공연부터 빌보드 월간 박스스코어 1위까지, 뜨거웠던 스타디움 투어의 대장정 속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무대 뒤 인간적 면모와 진솔한 이야기를 담은 감성 다큐멘터리다.

이번 영화는 지난해 역대급 규모로 치러진 방탄소년단의 월드투어 '러브 유어셀프: 스피크 유어셀프'의 여정을 뒤따른다. 초점은 방탄소년단의 화려한 성과가 아닌 당시 속마음에 맞춰져 있다. 이들이 스타디움에 오르며 스타를 넘어 '슈퍼스타'가 됐음을 스스로 체감하는 모습이다. 수만명 앞에서 공연하는 비현실적인 이벤트가 당연한 일상이 되어가는 과도기에 느끼는 20대 청년들의 혼란스러움이 솔직하게 담겼다.

▲ 브레이크 더 사일런스: 더 무비. 제공ㅣ빅히트엔터테인먼트

멤버들은 오프닝에서 자신의 이름과 그룹 내 활동명을 각각 소개한다. 데뷔하는 시점부터 방탄소년단으로서의 새로운 자아가 생겼다고 본 것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고민보다GO'를 외쳤지만 까마득히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게 된, 이제는 많은 것을 이룬 방탄소년단으로서의 '나'와 나에게서 '방탄소년단'을 뺀 그냥 '나'에 대해 모든 멤버들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 모습이다.

차례로 포커싱 된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어느덧 본인들도 놀랄 만큼 높아진 팀의 위상과 전세계에서 쏟아지는 어마어마한 인기, 그에 따르는 영향력과 부담감이 주는 무형의 중압감을 각각 어떤 방식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지를 보여준다. 어떻게 보면 팬들 모르게 백스테이지에 감춰둘 수도 있는 복잡미묘한 감정들이지만 이같은 행운을 준 팬들을 향한 감사함, 지키기 위한 치열함, 불안감까지도 여과없이 털어놓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그저 음악이 좋고, 무대에 서서 사람들의 응원을 받고 싶었던 이들은 꿈꿔본 적도 없는 거대한 인기의 폭포 아래에서 서게 되면서 생기는 변화에 적응하고 있었다. '청춘을 다 바친 방탄소년단을 빼면 스스로를 어떻게 소개해야할지 모르겠다'는 제이홉, '미쳐버리지 않기 위해' 자전거를 타고 화분을 키우며 또 다른 '나'의 영역을 공고히 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RM, 팬들에게 부정적인 감정이 전이되지 않도록 '방탄으로서의 나는 밝고 유쾌한 모습만 보여주고 싶다'는 진 등 멤버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성장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 브레이크 더 사일런스: 더 무비. 제공ㅣ빅히트엔터테인먼트

더불어 멤버들이 전하는 솔직한 속내와 교차되는 화려한 무대에서의 모습이 이어진다. 꼭 이들의 열렬한 팬인 '아미'가 아닐지라도 이들의 드라마틱한 성장 서사에 덩달아 뭉클하고 가슴 벅찬 감정을 느낄 수 있다. 대부분의 관객들이 겪어본적 없고 상상하기 어려운 월드스타가 느끼는 다채로운 감정변화를 방탄소년단이 솔직하게 털어놓은 이야기들로 인해 어느 새 공감하게 된다.

방탄소년단의 팬 아미라면 당연히 필수관람이겠지만, K팝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이들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는 한 사람의 대중으로서도 투자할 가치가 있는 시간이다. 우리 시대 최고의 슈퍼스타가 살아가는 일상을 간접경험하는 동안, 이들의 고민을 함께 짊어지고 덩달아 고뇌하게 되는 순간이 관객들에게 충분히 흥미로운 체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bestest@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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